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34 (4월 10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가는길 둘째날

프리 김앤리 2009. 4. 19. 14:29

 밤새 무섭게 비가 내리더니...

해뜨는 새벽엔 드디어 히말라야 설산, 안나푸르나 남봉이 흰 눈을 날리며 보인다.

많이 들어온 느낌이고 어제의 피곤함을 잊고 다시 걸을 수 있을 기분이다.

페디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를 올랐다가 나야폴로 돌아내려오는 80KM 이상의 길이다.

7박 8일동안 내내 걸어야 하는 길이다.

 

 해뜨는 새벽, 안나푸르나 남쪽 봉오리가 흰머리를 풀고 우리를 반긴다.

 

 

 해가 뜬 산간마을 란드룩.

우리 숙소에서 본 안나푸르나 남봉은 더욱 가까이 와 있다.

 

 

 조금 걷자 구름다리...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뉴 브릿지라고 부르는 긴 협곡 사이의 또 다른 구름다리.

다리가 길고 많이 흔들린다.

 

 

 설산을 바라보며 다시 계단을 오른다.

안나푸르나는 계단과 친해지지 않으면 오를수 없는 산이다.

계단이 싫다 못해 밉기까지 했지만..

걸을수록 계단이 예쁘보인다.

아니 실제로 이끼가 끼고 오래된 돌로 점점 멋있어 보이는 계단이다.

 

 

 힘들게 계단을 오르면 설산이 보이고 하늘로 가는 느낌이다.

설산을 향해 걷고...

하늘을 향해 걷는다.

 

 

 산간마을 곳곳에 트렉킹 코스가 표시되어 안내를 한다.

얼마나 걸리는지..

각자의 체력과 시간, 날씨를 고려해서 더 갈수도 쉴수도 ...

 

 

 앞서 가는 서양인 엄마, 5살도 안된 아들을 데리고 왔다.

포터를 고용해서 짐 대신 아들을 업고 가게한다.

안나푸르나에선 종종 볼수 있는 장면이다.

아이는 건강하고 장난도 잘 치고, 엄마가 더 대단해 보인다.

 

 

 아침 7시에 출발한 우리가 12시경 점심을 먹기위해 도착한 곳, 산간마을 지누...

20분만 내려가면 핫스피링(온천)이 있단다.

설산이 보이는 게스트하우스가 예쁘다.

내려갈때 핫스프링을 하자며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다시 떠난다.

 

 

 지누에서 촘롱(다음 산간마을 이름)까지의 구간은 경사가 급하고 심하다.

거의 계단만 올라야 한다. 1시간이상을...

계단이 많고 급해서 인지 이름도 걸맞게 "HEAVENLY PATH".( 하늘로 가는 길)

이름은 예쁜데 다리는 무거워진다.

 

 

 자연석을 깨뜨려 돌사이에 돌을 끼워 계단을 만들었다.

신기하고 예쁘다.

 

 

 촘롱(1950M)에 도착하기전 작은 마을...

안나푸르나를 최초로 등정한 사람이 프랑스사람이라서 그런지 이 코스에는 프랑스인들이 유난히 많다.

자부심이 커서 그런가... 그는 최초로 히말라야를 등정하기도 했지만 나중엔 동상으로 손발의 일부를 잃어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많이 와서 촘롱마을에선 한국인이 좋아하는 백숙을 끓여준단다.

우리도 한마리 샀다.

1000 루피 ( 약 13달러)....

 

 

 또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래도 닭백숙이 있어서 꺼이꺼이 올라간다.

근데 저 닭털은 누가 뽑지...

 

 

 HEAVENLY PATH...

역시 하늘로 걸어간다.

 

 

 하늘에서....

 

 

 

 고개를 오느리 이젠 설산이 훨씬 가까이 다가온다.

 

 

 산 꼭대기에 위치한 촘롱마을의 우리 숙소...

발걸음도 훨씬 가벼워진다.

 

 

우리 숙소에서 설산이 보이는데...

구름에 덮혀있다.

네팔사람들은 구름 덮힌 설산을 '산이 이불덮고 잠을 잔다'고 한다.

우리 포터의 이야기인가?

어쨌든 안나푸르나가 담요덮고 낮잠을 잔다.

 

 

 해질무렵엔 안나푸르나가 잠에서 깨길 바라며 기다리고 있다.

 

 

 안나푸르나가 잠에서 깨는 듯하다.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할까?

 

오늘도 힘들게 올라와서... 내일도 힘들게 올라야 하기에..

닭백숙이다.

마늘과 생강을 잔뜩사서 넣고...

김치냄새가 게스트하우스를 뒤집어 놓지만...

맛은 좋다. 

 

 

석양에 산이 깨어나고 있다.

마차푸차레...

네팔어로 '물고기 꼬리'라는 뜻이다. ( FISH TALE)

노을에 붉게 물드는 마차푸차레를 보면서..

장엄하다. 

 

물고기 꼬리 모양이 점점 선명해 진다.

우린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를 거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를 올라야 한다.

 

 

사진실력이 좀 더 좋았더라면...

사진기가 좀더 좋았더라면...

우리 마음에 ... 가슴에 경치를 아쉬움과 함께 새겨둔다.

 

 

 작은 디카로 찍기엔 너무 아깝다.

달과 별빛에 빛나는 안나푸르나...

가슴속엔 선명하지만...

사진은 흐리다.

별과 달빛에 반짝이는 안나푸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