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46 4월 22일 인도 델리에서

프리 김앤리 2009. 4. 22. 16:44

안나푸르나 산행을 마치고 우리는 인도 델리로 슝 날아왔습니다.

델리에 머무른지 벌써 닷새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첫날은 저녁 늦게 도착해서 공항에서 만난 중국애랑 택시비 서로 나눠내고,

그애가 가자는 대로 그저 끌려(?) 파하르간지에 도착해 아무 숙소에 푹 들어가 쿡 쳐박혀 잤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인도 델리... 생각한 것, 상상한 것과 꼭 같았습니다.

아직 산행의 피로가 채 덜 풀린 것 같아 어디 좀 깨끗한 곳으로 옮기자는 생각으로

외곽으로 떨어져 있는 인터네셔널 유스호스텔로 숙소를 옮겼습니다.

그래서 다음날은 하루종일 숙소에서 인터넷만 디립다 했습니다.

조금 눈이 떠 지는 것 같았습니다.

 

4월 20일 델리에 도착한 지 사흘째, 그리고 공공업무가 시작되는 월요일 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바빠서 못 푼 숙제, 네팔에서도 시도하다가 다 못 푼 숙제, 파키스탄 비자를 내기 위해

한국대사관으로 갔습니다.

마침 우리가 묵었던 유스호스텔이 각국 대사관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이라 어찌나 기뻤던지.

한국대사관으로 가서 추천장 하나 받고, 그 다음은 파키스탄 대사관에서 비자 신청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한국대사관 직원은 친절하게도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추천장을 써 줄수 없다"는 겁니다.

인도- 파키스탄 국경에서 무슨일이 일어날 지, 파키스탄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상황에

자국민을 보낼수는 없다는 겁니다.

고마운 건지, 섭섭한 건지...

안된다는 걸 거기서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어디 한대 두들겨 맞은 것 처럼 띵한 머리로 대사관을 나왔습니다.

파키스탄 대사관은 근처에도 못가보고....

 

이건 우리더러 파키스탄 들어가지 말라는 신(?)의 계시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지...

육로로의 이동이 불가능해졌으니

할수 없이 이란 테헤란 까지는 비행기타고 날아가야 합니다.

막히면 '뚫고 가라'가 아니라 여기서는 '날아가라' 입니다.

 

하여튼 그 날도 이리저리 시간을 뺏기고 다시 파하르간지로 나와 봤습니다.

사실 우리 숙소가 대사관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니 만큼 조용하고, 공기가 좋은 건 틀림없으나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흠이거든요.

 

다시 파하르간지로 나와보니 여기도 익숙한 거리라고 첫날보다는 좀 괜찮은 것 같아 보이는 겁니다.

다시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왕 나온김에 무굴제국 황제의 무덤(이름도 잘 모르겠습니다. 후마윤은 분명히 아니고...)도 돌아보고,

콘넛플레이스도 돌아보고.....

그런데 더위는 거의 죽음입니다. 오로지 물만 먹히고 아무것도 먹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겁니다.

숙소로 돌아와서 안 사실은 그날 온도가 47도 였다는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이 47도에서도 살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인도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싸우지 않는 걸 보면....

 

어제는 파하르간지로 다시 숙소를 옮기고 여기서 맛있는 걸 사먹는 날로 정했습니다.

한국에서 그토록 좋아하던 탄두리 치킨, 커리, 난, 망고라씨... 실컷 먹고 7,000원 정도 돈을 내고

슬~~ 인도가 사랑스러워 지는 겁니다.

델리도 그런대로 인정할 만해지는 겁니다.....

너무 더워 우리 몸에 대한 예의로 에어컨 방(14$)에 하루 자고,

오늘 (4월 22일) 저녁 인도의  북부 지방인 마날리로 가는 야간 버스를 예약해 두었습니다.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조금 잘 자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그 힘으로 오늘은 붉은 성(RED PORT), 이슬람사원 ((Jama Masjid)에도 갔다 왔습니다.

 

사진은 아마 마날리에 가서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혼돈의 나라, 인도' ' 자신의 내면을 찾는 나라, 인도'

뭐 이렇게들 이야기합니다만

아직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이 더위에 몸서리치고 있고,

더러움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습니다.

누구 말처럼 혹시 '삐끼 양성학교'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온 거리에 있는 삐끼들한테서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여기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뭐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여행하면서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또 다시 한번 '행복이란게 뭘까' 하는 진지한 고민은 하게 하는 나라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더런 닷새 있었으면서... ㅋㅋㅋ

 

인도의 스위스라는 마날리에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