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47 4월 23일 인도 델리

프리 김앤리 2009. 4. 24. 13:48

 

인도, 사실 처음부터 매력적인 나라는 아니었다.아니 싫은 나라였다. 

읽는 여행 책들 마다 사기꾼들을 만났다, 더럽다, 덥다....

그리고 카스트같은 계급제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여성차별과 같은 문제, 다른 나라 문화라고 그냥 지나쳐버리거나 용납하고 싶은 마음조차 전혀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중국에서 시작해서 육로로 해서 유럽까지 가려고 하면 지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중간에 있는 나라라 잠시만 들어갔다가 얼른 나가버리려고 생각했었다.

현재까지 인도에 대한 우리의 심정은 아직도 비슷하다.

칭찬을 마다않는(?) 일부 사람들이 말하는 ‘인도의 심오한 정신세계’를

우리는 아직은 만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인구는 11억 정도, 세계 2위다.

정말 가는 곳 마다 사람들 천지였다.

인도 뉴델리 역. 40도가 넘는 더위에 역안에는 사람들이 발디딜 틈조차 없이 많았다.

사진에는 서있는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지만, 앉아있는 사람, 누워 있는 사람...

숨이 턱턱 막혔다.

 

 

인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고문.

뉴델리 역 2층의 투어리스트 사무실로 올라가는 계단에 붙어 있다.

‘투어리스트 사무실이 폐쇄되었다’는 사람들의 말을 믿지 말고, 곧장 올라와서

기차 티켓을 예약하라고 되어있다.

실제로 뉴델리에서는 이런 경우가 자주 있었다.

쇼핑몰을 찾아가고 있는데, 릭샤꾼이 와서 “거기는 오늘 문이 닫혔다, 저기 다른 곳에 가면

큰 마켓이 있다. Good price다 ” , 붉은 성 (Lal Qila)에 갈 때도  “ 거기가면 입구에서는

들어가는 티켓을 살 수 없다, 정부공인 투어리스트사무실 -실제는 사설 여행사면서 -에 가서 끊어라,

Good Price로 소개해 줄께” ...

가는 곳 마다, 릭샤를 탈 때마다 듣는 소리였다.


뉴델리역 안쪽으로 들어가면 있는 파하르간지.

여행자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길이다.

어찌 사진으로 찍었는데, 그 복잡하고, 정신없고,더러운 모습은 안담겨 있네?

창문도 없는 숙소, 더러운 시트, 오줌 냄새 나는 골목, 그리고 어슬렁거리는 소,

드러 누워있는 털빠진 주인 없는 개들...

 

  복잡한 전선, 길거리에 그냥 버려진 쓰레기, 오물....

 

.... 

 

그보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건 이 많은 삐끼들이었다.

우리의 모습이 여행자인게 어차피 드러나 삐끼들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어디가냐” - 즈거들이 왜 묻냐고, 내가 길을 걸어가고 있는데.

“릭샤 안타냐” - 걷고 있잖아?

“좋은 곳 소개해 줄게” - 우리가 알아서 간다구요.....


델리에서 마날리로 오는 여행자 버스를 예약해두고

(이 버스는 저녁 4시에 출발한다고 해서 우리는 3시 반부터 기다렸는데,

 결국 7시가 다 되어서 출발하였다)

기다리고 있는데, 각 숙소마다 데리고 온 우리를 데리고 온 삐끼들이 거짓말 조금 보태면

승객의 숫자만큼 되었다.

이게 인도이려니 하고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피곤하고 짜증나는 건 어쩔수 없는 일.

 

그냥 나가버릴까? 인도북부고 타지마할이고 뭐고 그냥 다른 나라로 나가버릴까?

그런데...거기에도 예쁜 모습이 있었다.

역시 아이들의 모습.

그 복잡한 파하르간지에도 오후가 되면 학교를 갔다가 돌아오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있었다.

 노란 저 릭샤가 그래도 옆에는 school bus라고 써놓고 아이들을 부지런히 실어나른다.

 

 

아침에 학교가는 아이들의 모습. 사진기를 갖다대니 저 비좁은 릭샤안에서도

손을 흔들어보인다.

 

 ...

 

그리고 풍성하고 넉넉하고 인심좋게 생긴 인도 사람들.

Safdarjung의 묘에서 만난 아저씨들. 자신들 사진을 한 장 찍어달라며 자세를 잡아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도가 슬그머니 좋아지려고 하는 건

인도의 음식이다.

가격도 아주 싼데다가 종류도 아주 많고, 맛도 좋다.

네팔에서 마지막에 별로 속이 안좋아 입맛을 살짝 잃는 듯 했는데

여기오니 식당만 보이면 군침이 돈다.

(깨끗하기까지 하면 정말 좋겠지만...)

사진속의 샐러드는 이스라엘 샐러드다.(40루피- 1,000원)

아직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이스라엘 음식이 많다.

오늘 아침에는 이스라엘식 아침을 먹었는데, 그것 역시 훌륭했다.

 

한국에서도 난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여기에서 직접 먹는 난은 정말 맛있다.

(북부 인도에서 주식이 주로 난과 로티다. 로티보다 난이 더 쫀득 쫀득하니 우리 입맛에 맞다) Kathai 닭고기 커리,

그린샐러드, 라씨, 사과쥬스 ... 한 상 그득하니 먹고

250루피(7,000원 정도) 계산을 했다.

 

커리는 닭고기든, 야채 커리든 .. 뭐든 다 맛있었다.

탄두리 치킨, 과일샐러드, 야채스프, 닭고기 스프, 토마토 스프...

 나오는 모든 음식이 거의 다 맛있었다.

돌아온 입맛으로 먹느라고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다 못찍었네...

 

해맑은 인도의 아이들, 그리고 맛있는 인도 음식...

그리고 또 하나는 엄청난 유적이었다.

인도 북북 지방을 돌고나서 다시 델리로 돌아올 꺼라서 델리 시내구경은 거의 미루어 두어

중요한 곳엔 아직 못가보고, 그냥 숙소 가까이만 돌아봤다.

사진은 Safdarjung의 묘. 무굴제국의 황제를 위해 1,754년에 지어졌단다.

 

Lal Qila(일명 붉은 성, Red Fort)

타지마할로 유명한 무굴의 황제 샤자한이 지은 성이다.

1,600년대 중반에 지어졌는데, 당시에는 왕궁으로 사용했던 건물이란다. 

델리의 엄청난 더위에,

붉은 벽돌로 엄청나게 큰 규모로 지어 보는 사람을 압도했다.

밤이면 ‘빛과 소리의 향연’이라는 공연도 있어 다시 델리로 돌아오는 날

가기로 하고 외곽만 돌아봤다.

 

인도의 이슬람 사원중에 규모가 가장 크다는 Jami Masjid(자미 마스지드)

샤자한의 최후의 걸작품이란다. 역시 샤자한은 건축광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타지마할, 붉은 성, 아그라성 증축... 등 수 많은 건축물 때문에 국고를 고갈시켜

이에 불만을 품은 그의 아들 아우랑제브가 일으킨 반란에

샤자한은 결국 아그라성에 유폐되어 나머지 생을 보냈다니....

자미 마스지드에서 바라다 본 델리는 참 아름다웠다

(? 드디어 델리의 멋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

단지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없어, 무더위에 달궈진 돌 바닥을 맨발로 걸어다녔어야 하는 고문(?)만 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