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 52( 4월 28일) 다람살라 - 맥그로드 간지에서

프리 김앤리 2009. 4. 29. 00:50

아직도 인도 북부입니다.

마날리에서 다시 밤버스로 10시간 정도 울퉁불퉁한 산길을 달려와 여기는 맥그로드 간지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다람살라로 알려진 곳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다람살라는 아랫동네에 있고, 여기는 다람살라에서 다시 고도를 500m 높힌 맥그로드 간지(1,800m)입니다

여기는 여행자들이 가득합니다.

우리나라 여행자들도 많지만 서양 여행자들도 아주 많습니다.

왜냐구요?

바로 여기가 티벳 망명정부가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달라이라마가 직접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1959년에 티벳 본토에서 달라이라마가 망명한 이후로 많은 티벳인들이 목숨을 걸고 중국을 탈출해 나와

여기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중국땅에 있는 티벳보다 더 티벳 다운 곳이 바로 여기라고들 합니다.

온 거리에 티벳 스님들이 있고, 티벳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고, 티벳 임시정부가 있는 곳입니다.

거리에서 흔히 볼수 있는 티벳 스님들.

물론 티벳인들도 있지만 티벳 불교에 귀의한 다른 나라 출신의 스님들도 많이 보입니다.


 

오기 전 부터도 알고 있었기는 하지만...

같은 몽골족이라서 그런지 티벳과 우리나라에 비슷한 음식이 많다네요.

수제비와 꼭같은 텐툭은 지난 번 사진에서 보여드렸고,

이건 마치 우리나라 창포묵 같은 람핑입니다.

맵싸하니 우리 입맛을 확 돌게 합니다.

그리고 칼국수와 같은 툭바... 역시 우리 입이 호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도라고 하면 생각도 ,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눈 덮힌 산.

(이건 우리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인도 북부는 어디서나 산이 있고, 그리고 눈이 있습니다 )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의 옥상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델리는 40-50을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인데도 여기서는 아침 저녁으로는 긴 팔을 입어야 할 만큼 쌀쌀합니다.


 

우리집 옥상에서 나도 한귀퉁이로 넣고 눈 덮힌 산을 살짝 넣고,

며칠 내로 저 눈 덮힌 산이 한 눈에 다 보인다는 트리운드(약 3,000m급)까지 산행을 할까 합니다

하여튼 여기 저기 산위로 트레킹 하는 즐거움이 참 큽니다.


 

달라이라마가 거주하고 있는 남갈사원에서 바라다 보이는 맥그로드 간지.


 

여기서는 '평화'가 주제입니다.

'자비심' ' 평화' ' 사랑' '행복' 늘 이런 단어들이 하루종일 우리를 따라다닙니다.

남갈 사원 내에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조그마한 촛불( 동물 기름)을 저도 하나 켭니다.

모든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평화를 기원하면서...


 

남갈 사원내의 스님들.

지금 스님들은 무얼하고 있는 걸까요?

경전을 읽고, 일대 일, 혹은 일대 다로 토론 중이시랍니다

" 당신은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오"라며 손뼉을 치면서 상대에게 물어봅니다.

그러면 상대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경내가 스님들의 토론 소리로 시끌벅쩍합니다.

옆에는 온 몸으로 오체투지 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오체투지? 온 몸으로 절을 하는 걸 말합니다. 사진을 골라놓았는데 그게 안 올랐네요.

 양 팔, 양 다리, 이마의 다섯군데의 몸을 땅에 닿으면서 절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한없는 경건한 마음이 듭니다. )

남갈 사원을 한바퀴 도는 꼬라길.

여기 사람들은 성지를 오면 그 주변을  도는 꼬라는 반드시 한답니다.

한바퀴 돌기도 하고 여러번 돌기도 하고...

우리도 한바퀴 돌았습니다.

꼬라의 중간 중간에는 불경이 적혀 있는 타르쵸가 걸려 있기도 하고

바위에는 불경(옴마니 반메훔)이 적혀 있습니다.

예전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글이 적힌 돌을 만지기만 하여도,타르쵸가 바람에 날리기만 하여도

불경을 한 번 읽은 것과 같다고 합니다

 

거리 곳곳에도 옴마니 반메훔의 불경소리는 들립니다.

꼬라는 도는 길이 결국 히말라야 설산을 보게 하는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한 티베 여인이 마니차를 돌리고 있습니다.

마니차에도 불경이 새겨져 있어서

이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불경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참으로 불심이 깊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종교가 없지만, 자신에 종교에 충실한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경건함을 느낍니다.

티벳 임시정부 건물.

우리나라의 상해 임시정부도 이랬을까요?

괜히 코끝이 짠해 옵니다.


 

임시 정부 내의 교육부 건물.

여기 망명해 와서도 아이들이 교육은 정말 열심히 시킨다고 하네요...

올해가 달라이라마 망명 50주년입니다.

( 그 덕분에 이번 우리 여행에서 중국에서 티벳으로 들어가지 못했지요.

  중국이 막아서리...)

달라이라마와 망명정부를 받아 준 인도에 고맙다는 포스터가 맥그로드 간지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맥그로드 간지에서 아래 다람살라까지 내려와 봤습니다.

다람살라는 그저 그런 사람들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인도 어디서나 볼수 있는 소님(?) 이 여기서도 길 한가운데 그늘에 턱 버티고 누워있습니다.

안그래도 사람이 다닐 길은 없고, 차도는 좁은데, 소님이 떡 버티고 있으니...

그래도 사람들은 소를 다른 곳으로 보낼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차들이 서로 비켜가며 길을 가고 있습니다.

소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고....

남갈사원 가는 길에 본 가족 서커스단(?)

아버지와 어머니는 조그만 북을 두드리고, 10살도 채 되지 않는 여자애는 줄을 탑니다.

아슬아슬.

어느 게 옳을까요?

동냥을 하도록 하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저 아이를 버리는게 나을까요?

아동학대로 보이는 서커스라도 시켜서 가족들이 먹고 사는게 나을까요?

머리가 혼돈스럽습니다.

티벳 박물관에서 본 사진.

얼어붙은 히말라야 설산을 목숨을 걸고 탈출하고 있는 티벳인들.

이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