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 123(7월 31일) 언니와 형부를 만났습니다

프리 김앤리 2009. 8. 2. 15:48

ㅋㅋ

이런 부부!

스위스 라우터부르넨 스타흐바흐(Staubbach) 폭포를 갔다 오는 길입니다. 

부인이 뒤따라 오는지 마는지 남편은 관심도 없이 그저 앞서 내려가고 있습니다.

흔히들 경상도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도 하지요...

 

 뒤에 있는 부인이 힘겨워 하거나 말거나

아무 표정 없는 남편은 자기 갈 길만 묵묵히 갈 뿐입니다.

 

 

멀리 아래에 있는 우리가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신호를 하자

갑자기.. ‘급!! 다정모드’ 로 포즈를 취해주고 있습니다.

ㅋㅋ

변신이 놀라운 건지...

사실, 원래는 안그렇는데... 잠시 여기 폭포를 오르내리면서 남편이 좀 피곤했던건지...


우리 형부와 둘째언니입니다.

사랑스러운 분들...

우리 자매들 사이에 이들 부부는 ‘닭살 부부’로 통합니다.

어찌나 다정스러운지...

그런데 스위스에서 만난 우리가 드디어 두사람의 소원한(?) 아니 어색한 현장을 멀리서

딱 잡아낸 거죠...


ㅋㅋ 모르겠습니다요...

사실은 ‘닭살부부’인데 잠시 이런 광경이 벌어진 건지...

아님.. 원래 경상도 남편, 아내 맞는데 두 사람이 가증(?) 스럽게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동안 닭살을 연출한 것인지...


ㅋㅋ 

언니 부부와 만났습니다.

런던, 파리, 베네치아, 로마에서 따로이 10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이 아름다운 스위스에서 우리와 만났습니다.

앞으로 20여일간은 이들 부부와 우리 부부가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융플라우를 올랐습니다.

아침녁에 하늘이 구름이 가득한 게...

‘이거 올라가봐야 아무 것도 못보고 또 구름과 안개만 실컷 보다 오는 거 아냐?’

근심 걱정 가득 안고 산을 올랐는데

오늘은 구름이 발 아래로 깔려있고 산위는 화창합니다.

(99년도에 우리 부부가 여기를 올라 왔을때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한치 앞을 볼 수 없을만큼 자욱한 안개가 끼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원래 높은 산이란게 이런가 보다 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오늘은 날씨마저 포근하고...

융플라우의 산군(융플라우, 아이거, Monch등등) 들 사이로 만년의 빙하가 덮혀있습니다.

세상 천지가 하늘과 눈, 그리고 산만 있는 하얗습니다.

아!!!!!!!!!!!!!!!!! 탄성만 나올 뿐입니다.

 

 

아름다운 부부, 언니와 형부가 눈 밭위에 함께 섰습니다.

 

언니를 만난 동생도 입가에 웃음을 멈추지 않습니다.

3,500m를 넘는 산 높이에도 고산증 증세 하나 없습니다.

날씨마저 포근해 밖에서 오랫동안 있어도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눈썰매를 타기 위해, 동그란 플라스틱 판(자기네들은 이걸 Snow  Disk라 부릅디다)을 들고 줄을 서 있습니다.

물론 융프라우를 오른 사람은 공짜로 탈 수 있습니다.

5유로의 Deposit(보관료)만 주고서...

 

 

언니, 일차로 먼저 내려가시고...

아, 그런데 조금 무서운가 봅니다.

거의 누웠습니다.

그래도 한국 아줌마의 놀라운 힘으로 눈을 꾹 누른채 힘차게 아래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뒤따라 동생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역시 한국 아줌마의 대단한 힘으로 플라스틱 판을 눌러 타고...

씽씽!!! 그저 신납니다.

 

 

 아름다운 부부.

융플라우의 빙하 위에서 한번 더 찍어주시고...

(이건 연출일까요? 다정모드? ㅋㅋ)

 

부부가 함께 사진을 찍는게 정말 힘드는데

언니가 있으니 두 사람이 들어간 사진도 그냥 막 찍을 수 있네요.

웃음이 가득합니다.

 

다른 색깔을 하나도 없습니다.

오로지 흰 색만.

조금 더 밝거나, 아니면 어두운...

명암의 차이만 있을 뿐... 빛깔의 구분은 없습니다.

하늘이나 산이나...

 

 온통 하얀 색에 빨간 색을 하나 더 해봅니다.

 

오늘은 개썰매도 달립니다.

알프스에서 씩씩한 개들이 끄는 썰매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눈 밭을 달리는 개들은 숨이 가빠 “씩씩” 거립니다.

안쓰럽습니다. 

썰매를 타보려고 줄을 섰던 언니는 그냥 포기합니다.

개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얼음궁전에 들어갔습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얼음궁전은 변한게 없습니다.

북극 곰 모양하며... 중간 얼음 터널하며...


아! 아니다.

변한것도 있다.

그때는 얼음궁전 안에 파란 바탕에 별이 그려져 있는 유로국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유로국기를 넣어 얼려놓은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언니를 만나니까 신나는 일도 막 있네요...

융플라우 꼭대기에서 빨간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온 크라이네 샤이데거입니다.

라우터브루넨에서 일주일 넘게 쉬고 있으면서

며칠전 우리끼리 트레킹 하느라고 한번 올랐던 곳입니다.

그때는 이 멋진 식당을 보고서도 소세지 하나만 달랑 먹고 그냥 내려왔었는데

언니를 만나니 맥주도 있네요...

한 사람이 한 병씩의 맥주를 들고서...

부부 두 사람 보다 제가 더 신나게 웃고 있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겠지요?

 

알프스를 걸어내려 오는 길.

자매는 그저 웃습니다.

 

‘언니야! 정말 예쁘제...

 어쩜, 이렇게 깨끗하겠노...’

‘그래 말이야... 정말 세상은 좋은 곳인데...’


하늘도 한번 쳐다보고... 그리고 산도 눈도, 초록도 덩달아 보며...

구름사이에 잠시 내민 아이거 북벽이 마치 쏫아져 내리듯 보입니다.

 

푸른 잔디와 멀리 보이는 눈 덮힌 산...

우리 세사람은 그린델발트를 향해 걸어서 내려갑니다.

아니, 네 사람이 다정하게 걸어 내려갑니다.

서로가 서로의 벗이 되어...

 

라우터브루넨에서의 10일을 보내고

드디어 떠나왔습니다.

오늘은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날.

루체른엘 갔다가, 필라투스를 오른 다음, 제네바로 갈 겁니다.


루체른의 호수입니다.

 

호수라고 하기에는 엄청 넓은 곳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은 만큼 넓으면서... 깨끗한 호수입니다.

10년전에 이 호수에서 처음 배를 타면서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기억합니다.

‘아니! 이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었단 말이야?

나는 그렇게 바쁘게, 미친듯이 하루종일 헉헉거리면 살고 있는데...

여기는 이렇게 평화롭게 살고 있을 수 있단 말이지???‘


오늘 여기에서의 느낌도 또 마찬가지입니다.

평화롭고, 조용하고, 상쾌하고...

호수변에 집 하나. 그리고 교회. 집 앞에 마련해 둔 자그마한 요트.


루체른 호수의 이 배는

유레일 패스를 가지고 있거나 스위스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그냥 공짜로 탈수 있습니다.

 

필라투스를 오르는 산악열차를 탔습니다.

4,000m 급의 융플라우 산군들과 다르게 필라투스는 2,000m를 조금 넘습니다 .

그러나 땅에서부터 바로 그 높이까지 직벽으로 솟아있는 데다 산세가 험악하기로 유명한 산입니다.

그래서 그 이름을 예수님의 처형을 선고 내린 로마 총독 빌라도(필라투스)에서 따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독하다고... 험악하다고...

(다른 책의 설명으로는 빌라도의 시체가 떠오른 호수앞의 산이라고 해서 붙였다는 말도 있습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열차를 타고 있는데 이 열차가 뒤로 넘어지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합니다.

앞서 가는 기차를 보고 있어도 그 두려움은 마찬가지입니다.

산의 경사가 45도를 넘어선답니다.

 

등산열차를 타고 오른 필라투스에서.

험악한 산이 바로 눈앞에 보입니다.

눈 덮힌 알프스 영봉들이 구름 너머 멀리로 펼쳐져 있습니다.

융플라우에 오르면 융플라우를 볼 수 없지만

루체른 호수에 있는 산(필라투스, 티틀리스, 리기...)에 오르면 융플라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이 곳의 경치가 더 아름답다고도 합니다.

멀리 구름사이로 융프라우, 아이거 등이 어스름하게 보입니다.

 

꼭대기에 있는 야외 식당.

경치... 죽입니다.

 

 

 저 아래로 등산열차 길이 보입니다.

구름이 하나도 없이 말끔하게 걷혀지면 더 보기 좋지 않을까 생각하다가도

저 멀리 알프스 영봉들을 휘감아 도는 구름이 끼어 있어

오히려 묘한 느낌,

더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 같아 좋아 보인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입가에 웃음을 지울 줄 모르는 우리 언니.

어제 다녀온 융플라우 산을 멀리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봅니다.

 

필라투스 꼭대기의 산 허리(? 목 부분이라고 해야되나?)를 한바퀴 돌아봅니다.

구름이 우리 발 아래 있습니다.

 

아!!!!!!!!!!!!!!

절벽같은 필라투스, 한 자락에 누군가가 서있습니다.

달력 속의 사진같은 장면을 찍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눈에도 저 사람의 모습이 바로 달력 한 장입니다.

예술입니다. 

 

산을 한 바퀴 돌던 우리도 잠시 쉽니다.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생각조차 같은 걸 하고 있을까요?

각자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언니와 형부... 여기서 그동안의 힘든 시간을 다 잊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바랍니다. 우리는....

 

산악열차를 타고 ... 산위를 걷다가...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또 곤돌라를 한참 타고 내려와 다시 루체른으로 돌아왔습니다.

루체른의 유명한 목조다리 ‘카펠교’ 앞입니다.


닭살부부의 모습을 또 보입니다.

ㅋㅋ

오늘 저녁 우리는 스위스 기차를 제네바로 갑니다.

제네바 유스호스텔에서 하루밤을 묵은 뒤, 거기서 예약해둔 리스 자동차(르노)를 받아서

나머지 유럽여행을 할 겁니다.

길도 모르고... 말도 안 통하고...

그래도 잘 되겠죠?

 

 

이건 팁!!!

한국에서 외로이 혼자서 직장에 가고 있는 언니 부부의 아들을 위해서 올리는 사진.

동준아!!!!!!!!!!!!!!

엄마, 아빠 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