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147(8월 24일) 한자동맹의 도시 , 뤼벡과 함부르그에서

프리 김앤리 2009. 8. 29. 05:14

<톰톰이 정신을 차리고 >

 어!!!

오늘 아침에는 네비게이션 톰톰이 말을 듣는다.

이 녀석이 맑은 공기에서 잠을 푹 자서 그런지, 쌩쌩 돌아간다.

톰톰이 돌아가지 작동하지 않으면 대도시는 들어갈 수도 없고, 숙소도 찾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다니..

ㅋㅋ

그렇다면 독일 한자동맹의 도시, 뤼벡을 거쳐 오늘 함부르그로 가자...

ㅋㅋ, 귀여운 녀석...

 

톰톰도 말을 듣더니.. 아침부터 기분 좋은 일이 생긴다.

독일을 가장 북쪽 끝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 국도 변의 이름도 모르는 어느 도시...

가는 길에 마을이 이뻐 잠시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의료용품을 파는 상점이 보인다.

혈당측정지가 원래 독일산이라... 내 것과 같은게 있는가 물어봤는데

생산된 지가 제법 되어서 똑 같은 것은 이제 독일에서는 없단다.

(어니, 그럼 우리 나라에서는 철 지난 제품을 수입해서 쓰나???)

 

어쨋거나 그럼 어떤 게 새로운 거냐고 물어봤는데 바이엘 회사 제품을 내 놓는다.

얼마냐는 질문에... 그냥 가져 가란다.

아니? 이게 왠???

 

원래는 의사의 진단지와 처방전이 필요한데,,, 외국인이기도 하고...

이 제품은 테스트용으로 나와서 그냥 줘도 된단다.

자기네 마을 사람을 줘도 되는데...

고맙다.

이른 아침부터 즐겁다.

 

가는 길도 정말 정겹다.

아무것도 없는 저 너른 들녁에 앙증맞은 풍차가 하나 돌아가고 있다.

 

빽빽한 울창한 숲으로 도로 전체가 그늘져있다.

바람마저 상쾌하고...

그리고 여기 사진은 없는데 가는 길이 전부 사과나무다.

사과 열매가 조롱조롱 달려있고...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나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가 혹시 이 동네 출신인가?

(스피노자는 네덜란드 출신인데, 광신적 유대교 신자의 암살위협으로 유럽 각지를 여행했다고 한다.

아마 독일도 여행을 했을 것 같다)

시원한 숲길을 따라 우리의 톰톰과 함께 뤼붹으로 달려간다.

 

<한자동맹의 맹주 도시, 뤼벡>

독일로 갈 때 가장 많이 타는 비행기가 '루프트한자'이다.

독일어로 루프트는 '하늘'이라는 뜻이란다.

그렇다면 '한자'는?  '집단'이라는 뜻.

루프트한자... 하늘의 집단... 집단적인 하늘... 하늘의 동맹...

 

우리가 그동안 많이 들어 본 말, '한자동맹'은 잘 아는 대로

14세기경 중세 독일 상인,  무역도시들이 상호협력을 위한 경제, 정치적 연합을 결성체이다. 

그리고 바로 이  한자 동맹이 독일의 경제 통합의 기초가 되었고...

주로  독일 발트해 연안 도시들이 당시 한자동맹의 중심을 이루었는데

뤼벡, 함부르크, 브레멘, 퀠른등이 이 동맹에 속해있었단다.

 

독일 경제적 통합의 기초가 된 한자동맹의 맹주도시, 뤼벡을 찾아갔다.

 

뤼벡의 구시가지를  들어서려면 '홀슈텐 성문을 지나야 한다. 

중세 무역도시의 거점으로 부가 넘쳐나던 옛도시의 상징물이다. 

지금은 양 옆의 성벽을 허물고 도로를 놓고 현대식 건물에 둘어싸여 있어서 

예전의 그 영화롭던 모습이 많이 퇴색해버린 느낌이다. 

그냥 도심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 같은...

지금은 역사박물관이지만 한때는 '백색의 금'이라고 불리웠던 소금창고로 쓰였다고 한다. 

 

교회의 돔으로 올라가서 바라본 뤼벡 시내...

멀리로 홀슈텐 성과 그 옆을 흐르는 강이 보인다.    

 

밖에서 보이는 홀슈텐 성.

 

뤼벡의 인포메이션 센터.

어느 도시든지, 도시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찾아가는 곳이 인포메이션 센터이다.

거기서 지도도 얻고, 어디를 가 볼까... 어떻게 갈까... 여러가지 정보를 얻는다.

아주 깔끔하게 잘 차려놓은 뤼벡의 인포센터.

 

뤼벡의 마리엔 교회(Marien KIrche).

뤼벡 시민들이 악마에게 술집을 짓는 중이라고 속여 교회를 만들게 했다는 전설이 있는 교회다.

 

실제 교회밖에는 악마 동상을 만들어두었다.

그런데 악마 동상이라는 게 아주 귀엽다.

앞에 붙여 둔 설명에 의하면

술집을 만든다고 아주 좋아하고 교회를 짓는 걸 도우기까지 했던 악마가

이게 술집이 아니고 교회라는 사실을 알고 큰 돌기둥으로 짓고 있던 교회를 부수려 했을때 

하늘에서 들려오는 큰 나무람에 놀라 돌기둥을 아래로 떨어뜨렸다고 한다.   

동상 아래로 깔고 있는 큰 돌기둥이 바로 그 기둥이란다.

ㅋㅋ

악마라고 하기엔 너무 귀여운 악동같다.

악마동상의 두 귀와 코를 만지면 행운이 온다고 사람들이 어찌나 만져댔던지 맨들맨들 빛이 난다.

 

그런데 뤼벡의 아주 높은 건축물 이 마리엔 교회는

이차대전 당시 영국군의 폭격에 의해 교회가 불타고

교회의 종탑이 부숴져 아래로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불타고 있는 교회를 찍은 당시의 모습.

 

교회 안에는 그 때 떨어진 종탑을 그 모습 그대로 보존해 두었다.

영국군의 폭격을 증언한다며...

 

뤼벡 시청사 앞에 있는 햄가게에서.

독일의 햄과 소세지는 아주 맛있다.

유스호스텔에서도 아침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햄과 소세지가 나와 포식을 하기도...

그런데 이 가게의 햄이 참 귀엽다.

사진 중간 아래부분을 보면 여우(? 강아지?)를 새겨넣은 햄도 보인다.

붉은 정도를 달리하여 무늬를 넣은 것이다.

사진을 찍으려니까

주인 아줌마가 더 잘보이게 고 녀석을 앞으로 돌려주신다.. ㅋㅋ

 

 

 <독일 제일의 무역항, 함부르크>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기관장 출신인 우리 형부가 분명 다녀갔던 도시다.

독일 제일의 무역항, 함부르크.

우리나라에서 해외여행이 자율화 되기도 전인 80년대 중반.

배를 탔던 우리 형부가

(그 때는 형부가 아니었나? 언니와 연애를 하고 있었나? 하여튼 잘 모르겠다.)

어느 날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라고 연락을 해오고,

또 어느날에는 캐나다 밴쿠버라고...

그리고 이번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다녀왔다, 이번엔 대, 홍콩....

그러면서 나왔던 항구 중에 하나가 함부르크가 맞지 싶다.

까마득하게 먼 곳...

'도대체 그 곳은 어디일까? '

'과연 그런 도시가 정말 지구상에 있기나 한 걸까?'....

그저 막연하게 느끼던 곳....

그곳엘 지금 우리가 와있다.

 

독일의 함부르크는 정말 독일 제일의 무역항, 항구도시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앞에 항구가 있고,

그리고 바로 그 앞 부두에 수많은 상선이 바로 떠 있다.

부산에서처럼

부두가 사람사는 곳과는 한참 떨어진,

아니 사람들이 전혀 근접할 수 없는 곳으로 만들어둔 게 아니라

여기 함부르크는 배를 정박시켜 놓는 부두가 바로 사람 사는 동네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배가 떠있는 바다를 바로 눈 앞에 볼 수 있고

사람들은 그 부두를 산책길로 거닐고 자전거를 탄다.

 

부두 따로, 해변 따로, 사람들의 휴식공간 따로.. 식으로 분리해 놓은 것이 아니라

산업 전선으로서의 부두, 휴식 공간으로서의 바다, 취미 생활로서의 요트 정박지...가

한 곳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지하철도 바로 그 앞에 서고

사람들은 쉽게 부두로 내려올 수 있다.

그리고 바다를 면한 곳에는 식당, 가게들을 만들어 시민들이 친숙하게 찾게 만들고...

항구도시의 건물답게 입구의 조각도 물고기를 새겨두고 있다.

 

곳곳에 다리를 만들어

박물관(선상박물관)도 만들고...

저녁 산책길도 만들어 놓고...

 

부두의 해지는 모습도 보고...

물론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독일 서쪽 해안에서도 한참이나 안쪽으로 들어온 특이한 물길의 함부르크에서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을 기대하기는 애초부터 어려운 일.

국토의 동쪽 안까지 깊숙하게 들어온 바다를 이용해

무역항으로서의 역할도 하게 하고, 시민들에게도 안겨주는 지혜가 부러웠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독 경제의 70%를 담당했다는 이야기도 있을만큼

함부르크는 독일 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도시였다.

그 예전에는 한자동맹의 중심도시였기도 하고...

지금도 물론 무역항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도시 중간 중간에 나있는 바다 물길을 따라

사람들이 산책할 수 있는 데크도 마련해 놓았다.

 

우리 숙소 유스호스텔 테라스에 본 휴식공간도 물론....

 

우리가 잤던 숙소, 함부르크 유스호스텔.

베란다로 나서면 바로 바다가 있고, 떠있는 배들이 보이는 끝내주는 전망을 가진 숙소였다.

여지껏 내가 가본 최고의 유스호스텔이었다.

그 유명한 독일 유스호스텔의 아침식사를 저 경치 좋은 곳에서 하는 기분이란... 

 

유스호스텔을 나서서 바로 앞에 있던 공원에서.

독일 통일의 재상, 철의 재상, 비스마르크의 동상이다.

얼마나 큰지....

비스마르크의 동상이 왜 이곳 함부르크에 있는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지만...

 

함부르크 항구의 야경...

아주 오래전에 우리 형부는 이 모습을 이미 봤던건가???

잘 알고 있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 이미 다녀갔다는 생각...

그 사람도 여기서 이 경치를 봤을 거라는 생각에 괜히 한번 더 정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