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183 (9월 29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프리 김앤리 2009. 9. 30. 05:47

작년 여름이었나?

'미래는 핀란드에 있다. 국가경쟁력 1위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었었다.

스웨덴과 러시아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어 수백년동안의 시달림을 받아온  나라,

혹독한 자연환경속에서 살아가는 나라이지만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세계 1위이고,

핀란드의 교육을 전세계에서 벤치마킹 하고 있다는 등등의 내용...

 

그곳에 가고 싶었다.

 

이번 여행을 처음 계획할때는 핀란드에 오래 머물고자 했었다.

 

그런데,

'여행은 꿈만은 아니고 바로 현실'이라는 것.

'현실은 항상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계획에 없던 5월의 한국행, 그리고 차 렌트, 또 투어야 여행사의 손대장과의 만남,

노트북 액정이 깨져서 졸지에 파리로 들어가야 했던 일, 러시아 비자가 9월로 만들어진 것, 갑작스러운 우크라니아 여행......

여러가지 이유로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이미 여행을 마쳤고

찬바람 부는 9월에 러시아 여행을 마치고

북쪽 나라로는 핀란드만 쏠랑 따로 남아있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스부르그에 도착해서 헬싱키로 가는 기차나 버스를 알아보다가

거기서는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가는 길이 훨씬 더 쉽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

'그러면 탈린으로 가서 헬싱키로 가는 배를 타고 왕복으로 갔다 올까?

 배로 2시간 밖에 안걸린다는데...'

 

안그래도 스웨덴과 노르웨이에서 비싼 물가로 크게 기가 죽은 배낭여행자들이라

같은 북유럽권인 '핀란드'가 지레 겁이 나기도 하고...

워낙 아름답고 좋은 경치, 감동적인 장면들을 많이 봐나서

슬 ~~ 꾀가 생기기도 하고...

 

그래서 덜컹, 탈린으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했다.

 

그리고 탈린에 도착한 첫날, 바로 항구로 나가 헬싱키로 가는 배를 예약했다.

탈린에서 헬싱키로 한번 가는 데 330EEK(에스토니아 화폐단위) 인데

당일로 탈린- 헬싱키를 왕복하면 350EEK라는 말에

'얼씨구나'하면서 아침 첫 배로 헬싱키로 갔다가,

 24:00 탈린에 다시 도착하는 마지막 배편으로 예약을 해버렸다.

 

국가경쟁력 1위이고, 세계선진국들이 벤치마킹하는 교육... 청렴도...

이런 건 살짝(?) 잊어버리고

어느 새 우리 손엔 당일치기로 헬싱키를 들렀다 나오는 배 표 한장만 쥐어져 있을 뿐이었다.

 

'꿈으로서만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 현실인 것을...'

'이것조차 그냥 삶인 것을...'

 

그래서 우리는...

아직 동도 트지 않은 시각, 숙소를 나와 헬싱키로 가는 첫 배(바이킹라인)에 몸을 실었다.

 

탈린(에스토니아)과 헬싱키(핀란드) 사이에 있는 발트해를 지나면서.

북위 60도 부근, 발트해의 9월 바람은 참 매섭다.

아침햇살이 비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또 그 바다를 배경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사진을 찍고 있다.

동행이 함께 들어간 사진을 스스로 만들어놓고 아주 뿌듯해 하는 사진이다.

그림자까지...

 

헬싱키항의 입구다.

아침 8시를 출발한 배가 10시 30분이 채 안되어 헬싱키 항에 도착한다.

헬싱키 앞 바다에는 조그마한 예쁜 섬들이 눈에 많이 뜨인다.  

 

배에서 내리자 마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마켓광장'

현지인들은 '프리마켓(Free Market)'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기념품도 팔고, 털옷 제품도 있고, 과일,채소가게도 있다.

물론 항구 앞이니까 연어, 정어리...등 피쉬(Fish) 마켓도 있다.

 

이른 시각이어서 그런지 아직 장이 완전히 서지는 않았나 보다.

그런데 우리나라로 치면 완전 노점상인데

이런 곳에서도 물건을 사고 팔면서 영수증을 확실하게 끊어주고 챙긴단다.

 

'세금을 떼어먹는다'거나 '부패'라는 단어가 거의 없다는, 그래서 청렴도가 1위라는 핀란드 답다.

세금이 소득의 30%가 넘는다는데 (물론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나는, 많이 벌면 더 많이 내는 누진제다)...

이런 길거리 노점상에도 영수증제도가 있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핀란드 사람들 사이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정직'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신뢰'라고 했던 책 내용이 어렴풋하게 기억났다.

국민들이 이렇게 세금을 잘 내는 것이

결국 국가로 부터 자기들이 돌려받는 복지혜택이라는 것을 믿고 있고,

정부가  지속적으로  세금의 용도를 공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헬싱키에 도착하자 마자 만나는 '핀란드의 힘'이다.

 

프리마켓 한 쪽 옆에서는 아예 배를 갖다대고 생선을 팔고 있다.

연어도 보이고, 정어리 같은 것도 보인다.

큰 대구같은 것도 보이고...

 

헬싱키 대성당과 광장.

높은 계단과 파란 지붕의 대성당이 인상적이겠는데...

철 지난 여행자를 반기는 건

보수공사를 위해 뒤집어 씌워놓은 대형천막과 쓸쓸한 광장...

사람이 북적거리지 않아서 좋은 건가?

바람도 불고~~~~ 쓸쓸하다.

 

그래도 하늘은 참말 맑다.

다행이 한쪽 옆으로는 대형 비닐을 뒤집어 씌워놓지 않은 성모마리아 상도 보이고...

 

우리는 여기서 새벽같이 일어나서 삶아 온 계란으로 허기를 면했다.

다른 곳 보다는 여기가 하늘하고  더 가까워 햇볕이 비치는 게, 좀 따뜻하다고 위안하면서...

'이 나이에 무슨 청승이냐?"며 킬킬거리며...

 

배 안에서 빵하고 쥬스, 햄으로 아침을 다 먹어놓고는

아무것도 안먹은 여행자들 처럼...

...

"그래서? 그만  집으로 돌아갈까?"

...

또, 실행하지 않을 이야기들만 주절주절대며..

ㅋㅋㅋㅋ

 

아무래도 뭘 좀 먹어야겠다.

배 고픈 건 고사하고 우선 추워서라도 어디론가 실내로 들어가고 싶다.

선글라스를 안끼면 눈이 부셔서 안될 것 같은 하늘이 금새 시커먼 구름으로 덮혀버리고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춥다. 춥다.

뼈속까지 바람이 불어 들어오는 것 같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구한 한국어로 된 헬싱키 지도를 봤는데, 거기에 한국식당이 있는거다.

서로가 말은 안해도 어느새 마음은 한국식당으로 가고 있었다.

"아!!! 삼겹살이 먹고 싶다.

 지글지글 철판위에서 구워가지고 상추로 싸서 한 입 가득.

 김치찌게도 먹고 싶다.

 반찬도 여러가지 주겠지?

 물도 서비스로 그냥 줄꺼야..."

 

지도에 의하면 우리가 있는 곳에서 제법 먼 곳이었는데도

마다하지 않고 한국식당을 찾아나섰다.

보글보글 김치찌게 생각하면서...

 

한참을 찾아가서 만난 한국식당.

문 앞에 붙어 있는 메뉴에는 김치찌게가 없었다!  돼지 삼겹살 구이도 없었다!

대신 비빔밥 14.5유로(2만6천원 정도), 된장국 (밥도 없이 그냥 된장국만) 10유로 (1만 8천원),

라면 한그릇도 12유로, 2만원이 넘는 돈으로 붙어 있었다.

심지어 다꽝도 4유로, 7천원.

 

그리운 한국음식도 좋지만, 이건 아니다.

괘씸하게...

오는 길에 보았던 중국식당, 인도식당, 네팔식당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스톡홀름이나 오슬로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한국에서 오는 단체 관광객만을 상대로 하는 식당인지...

이렇게 해서 어떻게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건지...

잠깐 이렇게 와보고서 어떻게 알겠냐만은,

하여튼 우리에게는 넘볼수 없는, 아니 팔아줘서는 절대 안되겠다는 여행자의 신념(?) 같은 게 생겨서

그냥 냉정하게 돌아섰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한국식당을 바로 눈앞에 두고서...

다시 어디선가 한국식당을 만나면 분명히 삼겹살을, 김치찌게를 먹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며...

 

한참을 다시 걸어오다 보니 아침에 시작했던 프리마켓까지 와 있었다.

마켓광장 옆에 있는 올드마켓홀.

헬싱키 시민들의 식료품 및 음식시장이란다.

관광명소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

 

실내로 들어서니 먹을 게 많다.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해산물들과 그걸 재료로 만드는 식당까지...

흐흐흐..

또 기분이 좋아진다.

 

그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앉아 있는 식당을 찾아서 들어갔다.

입구에는 큰 그릇들을 많이 쌓아놓고 있고...

사람들은 뭔가 김이 솔솔 나는 따뜻한 걸 먹고 있다.

지금 먹고 있는 게 뭐냐고 물으니,

해산물 soup이란다. 아주 맛있다고.

자기네 나라 말로는 보~ㄹ라바시(Bouillabaisse)란다.

날씨가 추워 얼마나 떨었던지...

먹지도 않을 한국식당 찾으려고 찬바람 부는 길을 얼마나 걸었던지...

안먹고 그냥 돌아서오는 바람에 심적으로 느끼는 추위도 굉장하고...

 

'아!! 뜨뜻한 국물을 먹고 싶다!!!'

우리도 해산물 슾 두그릇을 시켰다.

과연... 그 맛은?

한마디로 '끝내줍디다'

한국식당에서 밥 먹었으면 이 맛을 모르고 그냥 넘어갈 뻔 했다.

새우, 홍합, 연어, 야채... 가~~~득 넣고 갖은 양념 넣어 푹 고아 우려낸 국물, 만족할 만큼의 건더기까지.

(그릇에 담아 올때 마지막에는 액체 치즈같은 것을 한 스푼 같이 떠 넣어준다)

빵까지 덤으로 주니 배가 빵빵하다.

그릇도 얼마나 큰지...

물도 서비스로 줬다. 가격은 한 그릇에 8.5유로, 만5천원정도.

(그런데 알고 보니 핀란드에서는 수돗물을 그냥 받아마셔도 된단다. 그러니 다른 식당에서도 물은 다 서비스로 주겠지?)

 

아!! 이 행복.

만족, 대 만족.

 

맛있게 먹고

주인 아줌마(부부가 직접 부엌에서 슾을 만들고 팔기까지 하는 조그만 식당)와 사진 까지 찍었다.

룰루랄라!!!

행복하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걸 보고

남편은 '상벽(우리 조카)'일 보고 있는 것 같단다.

배고프면 그냥 시무룩하고, 만사에 의욕을 잃어버리고, 괜히 심통을 부리다가

배가 조금만 부르면 저리 금새 웃고, 노래까지 부른다고...

ㅋㅋ

룰루랄라!!!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단순하다.

(그런데 나는 그런 상벽이를 아주 좋아한다.)

 

다시 또 나서볼까?

헬싱키 남항 언덕위에 있는 우스펜스키 사원.

핀란드는 약 600년간 스웨덴의 지배를 받은 후 다시 러시아의 지배를 받은 역사가 있어

러시아 정교의 영향을 받은 사원이 많다.

이 사원도 역시.

바위 위에 세워져 있어 아래에서 보면 아주 웅장하게 보인다.

 

우스펜스키 사원이 있는 언덕에 올라서면 핀란드 만의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멋진 전망이 펼쳐진다.

 

이런 모습이다.

가장 핀란드 해안 다운 모습.

푸른 바다... 파란 하늘이 언뜻언뜻 보이면서도 언제 비를 뿌릴지 모르는 시커먼 구름...

그리고 정박중인 요트...

 

무슨 극장이었다.

핀란드 말로 써놓아서 제대로 읽을수도 없었다. 

중앙역 바로 옆에 있었는데. 

 

핀란드에 오니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다.

'디자인' 이라는 개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건데...

여기 와서 보니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여기서는 진작부터 선점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사진은 핀란드가정에 반드시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알바르 아아르토 화병(Alvar Aalto Vases).

1936년 파리 국제전시회에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디자인 작품이란다.

신비로운 모양으로 생긴 이 화병을 사람들은 '에스키모 여자들이 가죽바지를 입은 뒷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핀란드의 풍경에서 떠올린 라인이라도 한다.

꽃을 장식하면 그 퍼지는 모양이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질수 있도록 제작한 화병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1936년이란 아주 오래된 전부터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정착했다는 사실.
기능성과 세련미, 현대적 감각을 살린 '핀란드식 디자인'이 수십년간 국제적인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

그래서 헬싱키 투어에는 디자인지구를 둘러보는 '디자인 워킹(Design Waking) 도 있다는 사실.

새삼스럽게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디자인 대학과 디자인 박물관,

디자인 포럼 핀란드가 중심이 되는 디자인 숍....

 

우리가 보면 핀란드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그리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도 않고

(프리마켓도 오후 2시쯤되니 대부분이 철수를 해 버렸었다. 그리고 가게도 저녁 늦게까지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고...)

서유럽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비까번쩍 그리 잘 사는 같지도 않아보이는데

이곳이 '국가 경쟁력 1위'라는 사실...

도대체 무엇이 이들을 부강하게 만드는지, 힘있게 만드는 것인지...

 

물론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넓은 땅을 가지고 있어 자원이 많은 것도 있을 테고,

인구가 적으니까 상대적으로 살아가기가 쉬운 것도 있을테지만...

 

역시 이곳의 힘은 '인적 자원'이겠지.

사람에 대한 교육.

그저 땅을 파고 부수고, 건설하는 토목공학적인 부의 형성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교육과 그 인간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예를 들어 디자인 같은 것!

그것이 가구를 만들때 적용될 수도 있고, 건축물을 만들 때 적용될 수도 있고...

현대 자본주의의 모든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디자인인 요즘을 생각해보면...

 

핀란드는 사람에 대한 교육과  그에 따른 창의성의 개발이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몇명의 소품 디자이너들이 같이 운영하고 있는 가게에서.

한쪽은 이쁜 그릇들을, 또 한쪽은 귀금속공예품, 털실제품...  소품가구까지...

모든 제품 하나하나가 디자인에 신경을 쓴 예쁘고 실용적인 것들이었다.

 

펭귄, 페리카나를 주제로 한 가게에서.

그냥 장식품도 보이고, 저금통,화병...

펭귄과 페리카나를 주제로 여러가지 물품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키워드는 '디자인'.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시내에 있는 서점들.

물론 우리나라에도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같은 대형서점들이 많이 있다.

서점이 대형이라서 눈에 띄는 것이 아니라

고작 열시간 정도 돌아다닌 헬싱키 시내에서 우리는 무수한 크고 작은 서점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서점에서는 '학생들 참고서, 문제집 코너' '자격증관련 코너' 등이

서점의 제법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여기는 그런 건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

(글자를 제대로 못읽어서 잘 못 본건지도 모르지만...???)

 

전세계에서 벤치마킹한다는 '핀란드식 교육'의 저력은 뭘까?

'아이들은 공부말고도 즐길 권리도 있다는 핀란드의 교육,

 하루 수업 시간은 6시간을 넘지 않는다는 사실.

 초등학교부터 학교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애들은 이해할 때까지 개인적으로 끝까지 가르쳐 준다는 사실.

 가장 중요한 건 교육을 통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으로 키운다는 것' 이라는 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느 대학이 더 좋다'라는 대학 서열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처럼 대학이 서열화되어 있고, 학연 지연이 살아가는 데 다른 무엇보다 필요한 요건이 되는 사회에서는

좋은 대학을 가기위해 죽자고 공부하는 것이 전부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거기에 비판의식을 가지면 점수를 딸 수 없고,

창의성을 가지면 오히려 또라이가 되는 학교 교육이라니...

모든게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로 귀결되어 있는 현실에서

서점에서 좋은 자리  크게 차지하는 코너는 당연히 돈되는 '대학가기용 문제집'밖에 될수 없는 것을.

취직을 위한 '자격증 코너'밖에 될수 없는 것을...

 

힘이 빠진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우리나라의 교육만 생각하면 힘이 빠진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는 또 예전에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헬싱키 거리에서 적잖이 만난 크고 작은 서점과 거기에 진열되어 있는 각종 책들, 그리고 서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던 예전의 내 모습과

지금도 고민하고 있을 여러 선생님들의 모습이 교차되고 있었다.

 

헬싱키의 또 하나 유명한 포인트.

시벨리우스 공원.

공원 중앙에 있는 '스테인레스 파이프 구조물'과 그 옆에 있는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얼굴동상.

예전에 사진으로 볼 때 어마어마하게 큰 것 같았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그리 크지는 않네..

 

제법 늦은 시각에 찾아와

서쪽 하늘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붉은 노을과 핀란드 만에 정박되어 있는 요트.

한번 더 '삶의 질'을 생각하면서... 

 

핀란드를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과묵하고 정직한, 어릴때 부터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쓰지말라고 교육을 받는다는 핀란드 사람들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유명한 핀란드 유머 하나를 소개해본다.

  부인: (남편에게) "당신은 왜 날 사랑한다고 단 한번도 말해주지 않아요?"

  남편: "25년전 우리가 결혼하기 직전에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했잖소. 내 입장에 변화가 생긴다면 말해주겠소."

 

바이킹 라인을 타고 다시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배 안에서.

바다위의 배에서도 무선 인터넷이 빵빵 잘 돌아간다.

 

이미 세상은 인터넷으로 다 연결되어 있다.

어디든 연결되는 세상.

발트해에서 한국 뉴스를 보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안부를 묻고...

다른 나라의 소식도 알고...

여행을 하면서도 우리는 한국에 있는 식구들을, 친구들을, 선후배들을 만나기도 하고 그들과 대화도 나눈다. 

그들도 우리와 함께 이 여행을 하길 바라면서...

 

이곳 밤 바다에도 달이 떴다.

추석이 가까워오는 보름달.

 

모든 분들!!!

"추석, 잘 보내세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