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T275(12월30일)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

프리 김앤리 2010. 1. 4. 08:03

시리아의 북부에 위치한 알레포는 제2의 도시다.

기원전 2000년경에는 페니키아의 도시로 출발하였다.

로마시대에는 다마스커스, 팔미라와 함께 실크로드를 연결하는 중계도시로 성장하였고,

팔미라의 제노비아 여왕의 반란으로 멸망한 후, 알레포는 실크로드의 중계도시로 더욱 성장하였다고 한다.

동로마제국에 속했다가 AD 7세기경부터 사라센족의 지배를 받아왔던 도시다.

동로마 제국의 지배와 이슬람제국의 지배, 십자군 전쟁의 영향탓인지 ...

알레포 시민 절대다수는 무슬림이지만 10%이상이 크리스챤이라고 한다.

 

 

알레포 성채

하늘에서 내려다 본 알레포 성채

유네스코 후원으로 사진 전시중인 " The Earth Above"의 알레포 사진이다.

하늘에서 본 지구 사진전은 베오그라드 성채에서도 봤던 것인데 알레포에서도 하고 있다.

반갑다.

중동의 어느 나라에 비교해 시리아는 나무가 많은 편이지만 도시에 색깔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무채색의 도시 알레포의 상징, 알레포성이다.

 

동로마제국의 영토였던 알레포를 점령한 이슬람세력은 본격적으로 성채를 만들었다.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알레포를 회복하고자 동로마제국이 10세기경 다시 공격을 해왔으나

난공불락의 알레포성은 점령하지 못했고,

13세기 십자군 전쟁당시에도 이슬람세력의 중요 군사기지 였다고 한다.

 

알레포성채앞 광장에 전시된 "The Earth Above"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자연과 사람이 사는 모습과 색을 담고 있는 사진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김양식을 하는 완도 바다위의 사진과 추수기의 철원평야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성을 둘러싼 깊이 20m, 넓이 30m의 해자가 깊기도 하지만,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돌산을 인공적으로 보완하여 성문과 다리를 만들어서 철옹성으로 만들었다.

성을 공격하기 위해선 다리를 건너거나 기어올라가야 하는데...

성위에선 돌을 던지고, 화살을 쏘거나, 기름을 부어서 동로마제국과 십자군을 격퇴했을 것이다.

알레포성의 높이 만큼이나, 당시의 고함과 비명소리가  크게 들리는 듯하다.

 

성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출입구. 성문.

세월을 나타내는 돌색깔.

지금이라도 반달칼을 든 이슬람군대가 나올 듯하다.

 

  

성내부는 상당히 크다.

궁, 창고, 야외극장, 작은 모스크, 감옥과 물탱크 등이 있다.

 

군사적 목적의 성채인데도, 높이 치솟은 입구는 노랗고 검은 천연석을 이용하여 아름답게 만들었다.

여유일까 아니면 사치일까?

동로마제국의 군대를 물리친 승전 기념으로 세운 것일까?

 

 또 다른 입구는 더욱 더 화려하다.

천연석으로 색을 물론이고 무늬와 상징까지 넣어서 입구를 만들었다. 

 

궁으로 통하는 입구의 바닥

바닥까지도 색깔이 있는 돌로 장식하였다.

나무 한그루 자라지 못하는 돌산위의 성이라서 그런가?

화려하다. 

 

성내부를 설명하는 안내판도 팜플렛도 없어서 알길이 없지만,

돔형 지붕을 유리로 예쁘게 장식하고 있다.

 

시리아 중북에 위치한 고대 페니키아인이 유리를 발명했다?고 한다.

고대 페니키아인이 겔리선을 바닷가에 정박하고 불을 피워 요리를 만들려고 하는데 넓적한 돌을 찾지 못해

모래를 깔고 불을 피워 먹을 것을 만들었다가, 불이 꺼진 후 바닥의 모래를 보니 반짝이는 것...

불에 모래가 녹아서 유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마 그래서 이지역 사람들은 '유리'를 고대부터 반짝이는 보석으로 좋아했을 것이고,

지붕을 돔으로 만들고 그들이 좋아하는 뭉치 유리로 장식했을 것이다.

짐작만 해본다.

물론 돔 천정에 유리를 박아 놓으면 낮동안에는 내부로 햇살이 들어오는 역할도 했을 것이다.

 

돔 지붕에 박힌 반짝이는 유리뭉치가 우리 눈에만 신기해 보이지는 않았던 듯하다.

다른 여행자도 유리로 반짝이는 돔지붕을 열심히 찍고 있다.

 

성에서 바라본 알레포 시내

무채색의 건물들속에서 또 다른 알레포의 상징인 대사원이 보인다. 

 

무너진 성벽위에서 놀고 있는 청소년들이 보기 좋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으니 모두 OK 인데...

유독 한명의 소녀만 부끄러워서 자꾸 고개를 돌린다.

이슬람국가에선 함부로 사진을 찍으면 안되지만....

다른 친구들은 흔쾌히 미소를 보내 준다.

 

학교에서 소풍이나 특별활동을 나왔는지

어린 학생들이 잔뜩 성으로 들어와서

곳곳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히잡을 둘러싼 여대생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서 오히려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적극적으로 나온다.

이슬람국가에선 가족 아닌 남녀가 함께 있을 경우엔 무슬림의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는 듯하지만...

여성들만 있을 경우엔 밝고 명랑하게 여러가지 질문도 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도 한다.

모두 친절한 밝은 시리아의 여학생들이다.

 

 여학생들과 사진기를 돌려가며 찍자 그것을 지켜보던 주변의 남자아이들도 사진을 찍자고 난리다.

그래서 함께도 찍고,

둘이서 찍고

자기들끼리만으로도 찍는다.

아라비아어로 뭔가 말을 하는데...

환영한다는 뜻인 듯하다.

 

성을 나설려고 하는데...

어린 보이스카웃 학생들을 만났다.

선생님이 설명을 하고 있는데...

눈길은 이미 우리에게 와 있다.

지나가면서 온갖 인사를 하고... 

 

 또 다른 그룹도 마찬가지

 

함께도 사진을 찍고

서로 악수도 하고

우리때문에 학생들 대열이 무너졌다.

이 사진을 찍고 나서 선생님이 와서 애들을 데리고 갔지만 끝까지 따라와서 악수를 하고 쫓아가는 애들도 있다.

우린 선생님께 미안해서 더 이상 그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우리때문에 선생님이 통솔을 할 수가 없어서 ...

 

 

 해가 떨어지면 성채 여기저기에 불이 들어온다.

성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다리에는 붉은 빛이 나왔다가 파란 빛이 나왔다가...

 

 

알레포 대사원

 

13세기에 지어진 알레포 대사원이다.

 

대사원을 구경왔던 가족중 한 명의 여성이 자꾸 우리 앞에서 서성인다.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미안하지만 자기 가족과 사진을 찍을 수 없느냐고 부탁을 한다.

SURE.

사진을 찍고 가면서 어린 아들에게 엄마가 뭔가를 설명한다.

아마 저 동양인들은 한국사람이라고 설명했을 듯 하다.

 

이슬람 사원을 들어가려면 항상 복잡하다.

여성들의 경우 히잡을 쓰고 엉덩이를 가리는 옷을 입거나, 아니면 더 긴옷을 입어야 하고,

여성은 여성전용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곳은 여성전용문은 따로이 없다.

시리아 대사원의 경우 입장료는 없지만, 옷을 빌리려면 약간의 돈을 내야한다.

 

 

대사원을 내부의 바닥도 화려하다.

이슬람 천연석으로 이슬람 전통 무늬를 만들었다.

크고 작은 돔형의 건물은 사원에 들어가기전에 손과 발을 씻는 곳이다.

약간 크고 높은 곳은 남자용,

약간 작은 곳은 여성 전용이다.

 

The Earth Above 중 대사원 사진

위에서 대사원 바닥을 보니 훨씬 더 선명하고 화려하다.

 

예배실 밖에서 한 남자가 신발을 벗고 절을 하며 기도를 하고 있다.

이슬람국가에선 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른 건장한 남자가 아주 공손히 절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남자들이 신앙심이 깊어서 일까?

아니면 여성들은 밖으로 나오기 어려워서 일까?

 

 얼굴까지 완전히 가린 시리아 여성들이 예배실 앞을 조심스럽게 걸어간다.

이슬람국가에선  길거리에서 히잡이든 부르카든 두른 여성을 보기가 쉽지가 않았는데..

시리아가 사회주의국가여서 그런지

모스크든, 시장이든, 길거리에  여성들이 많이 다니는 편이다.

 

예배실안에서 기도하는 사람들

역시 칸막이로 남녀 기도실이 다르다.

 

 기도실 옆에는 혼자서 명상하거나, 기도하거나, 책을 보는 이들이 있다.

우리도 삼십분쯤 예배실 내에 있었는데...

세명의 신앙심 깊은 이들은 거의 그대로 있었다.

 

항상 무표정인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외국인들은 눈이 마주치면 대개 웃음을 보내준다.

그런데 특히 이슬람 국가의 사람들은 그 웃음이 단순히 예의상 보내주는 웃음이 아니라

정말 '당신들을 환영한다'라는 호의적인 느낌을 많이 받게 한다.

 

기도를 올리던 모스크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오니 대사원의 한쪽 귀퉁이에 앉아있던 이슬람 전통 의상을 입은 모녀도 마찬가지였다.

그 환한 웃음.

함께 사진 한장 찍자고 청하니 자기는 아니고 자기 딸하고 찍으란다.

딸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데 여인은 옆에서 딱 지켜보고 있다.

마치 남편이 지켜보는듯 근엄한 포즈로.

우리가 종종 만나는 장면이다.

뒤에 보이는 시리아 남자들도 어쩌나 하고 지켜보고 있다.

  

 

알레포 뒷거리와 시장

Al Jdeida 지구는 거부였던 아라비아 대상의 부자집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밖에서 보면 보잘것 없어 보이는 골목길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냥 벽돌이 아니라 전부 돌로 되어있는 담이자 벽이다.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일부 아라비아 대상의 집은 이미 호텔로 개조되어 사용되어 있어서 볼 수가 있다.

 

아라비아 대상의 집이면서 오래된 아라비아 물건을 파는 가게

내부도 들어와서 보고 가라는 주인?의 권유가 두려워서 밖에서만 봤다.

아직 우린 장사하는 사람들의 친절은 두렵다.

친절을 받았다가 나중에 물건을 사라고 요구하는데 그냥 나와야 할때의 난감함을 우리는 싫어한다.

또 처음 친절을 베풀때의 표정과 물건을 사라고 권유할때의 표정, 우리가 그냥 나갈때의 그들의 표정 변화를 보는 것이 싫다.

 

 오래된 골목답게 모퉁이엔 돌로 조각된 이슬림 여성의 서있다.

 

호텔로 개조된 옛 아라비아상인의 대저택

입구는 좁고 작지만, 밖에선 전혀 보이지도 않는 곳이지만

안으로 들어오니 전형적인 아라비아식 저택이다. 

 

또 다른 모퉁이를 도는데 조카 상벽이, 민경이 보다 나이 어린 애가

더러운 앞치마를 두르고, 반죽한 빵을 머리에 이고 급히 달려간다.

머리에 뭔가를 이고도, 또 바쁜 걸음인 것 같은데...

낯선 이방인에게 웃음을 띄워준다.

맑은 미소다.

 

The Earth Above에 나오는 알레포의 시내 사진

실제로 알레포의 건물위에는 위성안테나가 많다.

아니 정말 많았다.

무채색의 도시 건물에 있는 수천개의 둥근 접시 안테나. 

 

여행자가 머무는 호텔이 많은 알 마리 거리주변의 쥬스과게들

사과, 바나나, 오렌지, 석류쥬스 등을 파는데..

지붕엔 전부 위성안테나를 달고 있다.

 

여행자의 거리를 찾을때 상징이 되는 시계탑

이 주변에 대부분의 호텔이 모여있다.

이 주변으로 걸어서 시장이나 성채, 대사원, 오래된 아라비아 상인의 집등을 갈 수 있다.

 

 

 알레포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재래시장

시리아나 중동지역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을 보지 못했다.

거의 이런 모양의 시장이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있다.

없는 것 없이 ...

 

한국에서는 빵이 그리 맛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아침 밥을 먹기가 바쁘거나 혹은 끼니를 걸러 급하게 밥되는 뭔가를 먹어야 할 때 어쩔수 없이 고르는 게 빵이었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빵이 주식이니까...

빵을 먹을 수 밖에 없는데 다행이 "빵"이 정말 맛있다는 거다.

그 중에서도 갓 구운 빵은 어디에서나 정말 맛있다.

 

어떤 빵이 가장 맛있더냐?

우린 즉시 대답할 수 있다.

'갓 구운 빵'

 

그런데 시리아에서는 팬케익을 판다.

갓구운 팬케익, 정말 맛있다.

그리고 싸다.

20개를 사서 우린 한끼에  다먹는다.

 

올리브도 맛있다.

검은 올리브가 좀더 쌉쌀하고 진한 맛이 나서 더 좋아한다.

조금만 달라고 하면 어떤 가게에선 돈도 안 받고 그냥 주기도 했다.

이제 우리도 이 나라 사람들 처럼 매 끼니마다 올리브를 먹어야 뭔가를 먹은 듯 하다. ㅋㅋㅋ

 

우리의 저녁 식사다.

시장에서 산, 갓 구운 따뜻한 팬케익. 쨈, 토마토, 바나나, 올리브 등...

한자리에서 팬케익 20장을 먹고 나면.... 아무 근심이 없다.

 

저녁을 배불리 먹고 밤거리를 나선다.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국가는 치안은 좋은 편이다.

그래서 우린 저녁먹고 종종 늦게까지 시내를 돌아다녔다.

한 모퉁이에서 본

오래된 아라비아의 골목을 걷고 있는 시리아의 여성이...

우리로 하여금 시간을 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