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지금은 여행중 /못다한 여행이야기

일상으로 돌아와서

프리 김앤리 2010. 2. 18. 00:13

 

 

이 곳에서의 시간은 참 빨리도 흘러간다.

한국으로 들어온 지 벌써 보름째다.

 

아이슬란드의 스코가포스.

엄청난 굉음, 압도하는 높이, 넋을 잃고 그저 서있기만 했던 저런 장면에 우리가 언제 여행을 했는지 아득하다.

까마득하다.

저 곳에서도 나는 어리벙벙했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기만 하면 낯선 여햋지에서의 어리벙벙함은 떨쳐버리고 모든 것이 착착 제대로 잘 돌아갈꺼라 기대하고 있었다.

익숙한 시간들, 낯익은 얼굴들, 그리고 손에 익어 있는 여러가지 일들...

그런데 돌아온 지난 보름간은  나는 그대로 어리벙벙 중이다.

 

우리의 여행기를 아주 열심히 읽어주시던 너도바람님은

'일상이 없는 삶은 먼지와 같다'라며 나를 다독여 주었지만

익숙한 일상에서 헤매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

먼지처럼 푸슬푸슬 날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한국으로 들어와서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였던

설날도 잘 보냈고, 

이제는 푸슬푸슬 날리는 먼지가 아닌

단단한 알갱이로서의 시간을 계획하려 한다.

익숙한 것에는 친근하게, 또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많은 일들을 척척 해내려 한다. 

...


보름 사이 만난 몇명 안되는 사람들이 뜨문뜨문 묻는다.

"어디가 좋았더냐?"고

"나에게 추천해 줄 곳은 어디냐"고..

그리고 돈은 얼마가 들었는지, 무엇을 먹고 다녔는지, 긴 여행에 건강은 괜찮은 건지... 

 

이제 마음을 잡고 하나하나 정리해 볼 참이다.

사랑하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의 격려에 힘입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