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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4 우리. 국민은...(We. The people...)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

프리 김앤리 2010. 7. 22. 21:37

 “ 만약 당신이  1776년(미국독립전쟁)에 대해 안다면, 미국 역사의 절반은 아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인포메이션 센터에 얌전히 꽂혀 있는 팜플릿에 나오는 문구를 보고

우리는 미국 국립 헌법센터(National Constitution Center)에 대해 알게 되었다.

 

헌법센터...

뭔가  이름이 좀 어색하고, 딱딱하다.

우연히 알게되어 조금은 무거운 호기심을 가지고 들르게 된 곳 국립헌법센터.

케네디 박물관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우선 큰 벽을 마주한다.

 남북전쟁 전 매사추세츠주  주민들은 노예제도의 폐지를 요구했지만,

 매사추세츠주 출신 다니엘 웹스트의원은

 미국이 남북으로 갈라지는 것을 막기위해 노예제도를 찬성했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하나의 조국, 하나의 헌법, 하나의 운명"이 되길 바랬던 듯하다.

 

 "국민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헌법을 만든다"고 말한 데오도르 루즈벨트의 문장도 보인다.

 

헌법센터 내의 박스오피스

성인은 $12...

적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2003년에 설립된 헌법센터의 주요한 주제는

'Freedom Classroom', 'The Story of we, The People', 'Freedom Rising' 등이다.

미국의 역사, 헌법, 투표의 필요성, 민주주의, 미국의 현 쟁점등을 이야기 하면서

미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멀티미디어 교육장이다.

 

입장료를 지불했다.

성조기가 그려진 일회용 손목 밴드 스티커를 준다.

보스톤의 케네디박물관에서는 입장 티켓이 옷에 딱 붙이는 작은 스티커였고,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은 옷에 끼울 수 있은 작은 뱃지였다.

 

 헌법센터에서는 '자유 교실'이라는 프로그램도 열고  자체 캠프도  운영한다.

 미국 의 방학인 6월말에서 8월말까지 운영되는 캠프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역사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재미있는 역사탐험을 하게 된다.

 자신들의 미래의 꿈을 구체화 할수 있는 과거의 생각, 역사를 탐험한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배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탐험해서 스스로 찾아내는...

 방학중이어서 그런지 어린 초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이 한가득 줄을 서있다.

 

공연을 기다리는 복도에도 미국의 역사에 대한 그림들이 가득하다.

 

1층 메인홀에 해당하는 킴멜 극장의 문이 열리고...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어른 관람객도 눈에 많이 뜨인다.

 

작은 원형극장이다.

장애인을 위한 극장 내부의 엘리베이터도 있다.

내부의 사진은 일체 금지다.

아직 공연이 시작되지 않아 몰래 사진을 찍는데 카메라 셧터소리가 유난히 우리 귀엔 크게 들린다.

 

예정 시간이 되자 킴멜 극장의 문이 닫힌다.

(이제부터는 완전히 촬영금지다. 원래도 그랬지만...)

"Freedom Rising" 공연이 시작된다.

극장의 중앙에 검은 색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중년의 여성 배우가 나온다.

 

" 권력은 하늘로 부터 주어지는 것도 아니며,

  왕으로 부터 물려받는 것도 아니다.

  여기있는 우리들, 국민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극장안에 울려퍼진다.

 

불이 꺼지고 장엄한 음악이 나오고 독립전쟁의 당시를 그린 화면이 

관객들의 머리위로 빙 둘러있는 스크린에 나오고...

중앙홀에는 독립선언서의 전문이 비쳐진다.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존아담스, 프랭클린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스크린에 등장하고...

360도 원형 극장안이 음악과 나레이션, 화면, 효과음까지...

멀티미디어가 가동된다.

 

건국의 과정, 헌법 제정 과정,

그리고 헌법이 무엇인지..

우리(미국인)가 누구인지?...

우리가 어디로 부터 왔고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했는지?

20여분에 걸쳐 보고 듣고 느끼게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살아있는 교육장이다.

 

우리는 충격을 받았다.

3차원 멀티미디어 방식에 연극적 요소까지 포함한

살아있는 민주주의 교육이다.

이들은 왜 이런 헌법센터를 만들었을까?

 

물론 다민족, 다인종으로 구성된 연방을 하나로 하나의 역사, 민주주의, 헌법으로 묶기 위한 것일 것이다.

 

극장을 나서니 "We the People"(우리 국민은...)이란 헌법센터의 opening words가 크게 보인다.

자세히 보니 미국 헌법 전문이다.

"우리, 연합 주의 국민은 더 완벽한 연방을 형성하기 위하여,

 정의를 확립하고,

 국내의 안녕을 도모하고,

 공동의 방어을 확립하고,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자유의 축복을 확보할 목적으로,

 미합중국의 헌법을 제정한다"

 

당시 미합중국은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무력에 의해서 아닌,

세습에 의하지도 않는 (제한되기는 했지만) 국민들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았다.

 

당시 유럽과 아시아 등 전세계는 왕이나 황제에 의해 통치되는 시절이었다.

세습에 의해 왕권은 이어졌고

무자비한 무력에 의해서만 권력을 얻었던 시대에

미국은 선거라는 방식을  통해 그들의 지도자, 대통령을 뽑았다.

 

360도의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DEVOS EXHIBIT HALL에는

미국의 역사가 시대별로 정리되어 있다.

 

1765년 보스톤 차사건으로 시작되는 미국의 독립전쟁을 중심으로,

1860년대 남북전쟁,

1930년대 대공황,

1964년 쿠바 미사일 위기와 케네디의 대응, 흑인들의 민권운동

그리고 현재...

동영상, 음악, 컴퓨터, 멀티미디어, 터치 스크린 등등...

눈으로 보는 것, 손으로 해 보는 것, 귀로 들어야 할 것...너무나 많다.

눈이 빙빙 돈다.

 

 '미국의 나무'.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이유에서든 모든 미국인들에게 영향을 끼친 사람들의 얼굴들로

나무를 만들어 놓았다.

얼굴을 선택해서 화면을 터치하면 새로운 화면이 전개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볼 수가 있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추천하려면 제안함에 이름을 써서 넣으면 된다.

 

 월트 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도 있다.

사람이 아니지만 미국의 어린이들에게, 지금은 자라버린 성인의 미국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잘 아는 '무하마드 알리'도 있다.

세계 챔피언이자 자신이 이슬람 출신이라는 것을 밝히고 이름도 개명하는 등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정당한 인권을 주장한 그의 이야기다.

 

Float like a butterfly... Sting like a bee!

나비처럼 날아서 ... 벌처럼 쏘라는 그의 권투 이야기도 있다.

 

알렉산더 해밀턴과 토마스 제퍼슨의 논쟁을 지나면서...

사람들은 제각기 관심있는 코너에서 뭔가를 보거나 두드려 본다.

사람이 없는 공간이 없다.

북적북적하다.

 

지금이 1919년이라면?

당신이 미국에서 투표를 할 수 있었는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코너다.

어느 주에 사는지를 선택한다. 

 

펜실바니아주를 선택하니 몇가지를 묻는다.

백인인지?

남자인지?

21살 이상인지?

시민권자인지?

재산이 있는지?

세금은 냈는지?

영어를 읽고 쓸 수 있는지?

죄를 지어 유죄선고를 받은 적이 있는지?

1년이상 그 주에 살았는지? 등을 묻는다.

전부 yes를 하고 나니...

 

DENIED..........

투표권이 없단다.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죄를 지은 적이 있으면,

1919년 펜실바니아주에선 투표를 할 수 없었다.

아마 흑인이거나 여성이었다고 하더라도 투표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1913년 영국 최고 경마경기대회장에 한 여성참정권 운동가가 뛰어들어 말과 충돌했고, 크게 다친 그녀는 사흘뒤 죽었다.

그녀가 달리는 말에 뛰어들면서 외친 한마디는...

"여성에게 투표권을 달라"는 것이었다.

1928년에 여성 참정권이 보장됐지만 최초의 선거법 개정부터 90년이 걸렸다.

 

1965년 미국 앨라배마 주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87킬로미터를 흑인들이 행진했다.

당시 최루가스와 폭력으로 행진이 막혔지만 흑인들은 '흑인의 투표권을 보장하라'며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해 8월 흑인투표권 법안이 통과됐다.


패부색이 다른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이들은 목숨을 걸고 투표권을 쟁취했다.

우리는 너무 쉽게 투표권을 얻었나?

 

바로 옆 코너에는 투표소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다고 한다.

부스를 열고 들어가면 전자 투표가 기다린다.

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전직 대통령을 보여 주며 투표를 하게 한다.

 

우리는 아브라함 링컨에 투표를 했다.

현재 1위는 역시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다.

링컨은 인기투표에서 2위다.

그러나 왼쪽엔 링컨이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당시의 선거 결과가 나온다.

몇표나 얻었고, 상대후보의 득표수와 확보한 선거인단의 수가 화면에 나온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왜 투표를 해야 하는지,

투표를 해서 대통령을 어떻게 선출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직접 전자투표를 하게한다.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 그리고 클린턴 등 전직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대통령에 당선된? 아이들은 단상에서 선서를 한다.

 

 지미 카터와 오바마대통령도 보인다.

 사진의 윗쪽의 대형화면에는 마치 진짜 대통령 선서를 하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이 코너에서 아이들은 제일 신나게...

 온갖 폼을 잡으면서 선서를 한다.

 

논쟁 코너도 있다.

일명 'MONKEY TRIAL'...원숭이 재판이다.

1925년 미국의 테네시주,

고등학교 생물선생 스콥스가 학생들에게 진화론을 수업시간에 가르쳤다는 이유로 기소된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진화론과 창조론이 대충돌을 한다.

 

오늘날 미국사회에서 거론되는  첨예한 논쟁점에 대해서도 묻는다.

동성애 커플이 결혼할 권리가 있는지?

미국에서 총기를 가지는 것에 대한 찬반여부

정부가 은행을 규제, 통제하는 것에 대한 찬반여부를 묻는다.

사람들은 각자가 Yes, No를 적은 메모지를 옆에 붙이며 자신의 의견을 보여준다.

 

헌법 서명자의 방이다.

각주에서 파견된 대표자들이 당시 새로이 만든 헌법에 서명하기 위해 모인 방이다.

실물크기의 동상이 가득 서있다.

 

 한무리의 어린 학생들이 들어와서 떠들석하다.

 

장난꾸러기 한 녀석은 프랭클린의 눈을 붙잡고 장난을 치고...

어느누구도 화를 내거나 꾸중을 하지 않는다.

일부러 내버려 두는 듯하다.

건국의 아버지들과 친해지기를 바라는 듯하다.

 

프랭클린의 머리를 부여잡고,

또는 안겨서 손가락을 만지면서 사진을 찍는다.

 

 

 왜 많은 아이들이 프랭클린앞에서 노는 것일까?

존경해서 그런 것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고령의 프랭클린은 의자에 앉아있다.

그래서 키가 작은 아이들은 프랭클린과 사진을 찍기에 제일 좋기 때문인 듯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어렵게 만든 헌법에 어린 아이들도 직접 서명을 한다.

이렇게 아이들은 역사를 배우고,

투표를 배우고,

권력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헌법을 배운다.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교육장에서...

 

WE. THE PEO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