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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8 진화하는 박물관. 스프링필드의 링컨박물관.

프리 김앤리 2010. 8. 8. 17:52

버스로 시카고에 도착해서 차를 렌트하고 네비게이션을 사서...

시카고에서 400마일(약 640km)  남쪽에 위치한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로 간다.

스프링필드는 링컨의 정치적 고향이다.

그가 살았던 집이 있고, 그의 박물관과  도서관도 있고,

그의 무덤도 그 곳에 있다.

 

아브라함 링컨

어렸을때 누구나 한번쯤 읽었을 위인전의 인물

캔터키의 가난한 통나무집에서 태어나고

학교를 다니지 못해 항상 책을 끼고 살면서 독학으로 변호사가 된 인물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노예해방을 주도한 대통령

그리고 미국에서 처음으로 암살된 현직 대통령...

  

1832년, 23살의 링컨은 이곳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주의회 의원으로 출마하여 낙선을 한다.

25살에 재도전을 하여 일리노이주 주의원에 당선되었다.

그는 이후 대통령에 당선되어  워싱턴으로 떠나기 전까지 스프링필드에 살았다.

스프링필드 다운타운 중심가에 링컨의 동상과 함께 인포메이션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옛날 기차역이었던 건물을 그대로 살려서 인포메이션 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일리노이'의 원뜻은 인디언말로 '진실의 땅'.

그러나 일리노이주 정부는 'the land of Lincoln'으로 부르면서 모든 리플렛은 물론이고 자동차 번호판도 그렇게 사용한다.

그만큼 주정부는 링컨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관광용?으로 홍보하고 있다.

무료로 나누어주는 링컨 관련 홍보물이 센터내에 가득하다.

 

'LOOKING FOR LINCOLN'

'링컨을 찾아서'

일리노이주에는 링컨과 관련된 곳이 210여군데가 있고, 스프링필드에만 48군데가 있다고 주정부는 말한다.

관광안내센터는 상세하게 지도와 설명을 하고 있다.

링컨의 집, 변호사 사무실은 물론이고,

링컨이 대통령이 되어 떠나던 기차역, 링컨이 자주 걷던 길... 

 

센터를 나오니 시원한 그늘아래 쉴 수 있는 벤치는 물론이고 각종 링컨 관련 안내표지가 곳곳에 있다.

그야말로 '링컨의 도시'다.

링컨 관련 역사를 주제로 연극이나 뮤지컬도 하는 모양이다.

 

 

링컨 동상 바로 앞.

왼쪽은 링컨 박물관, 오른쪽 건물은 링컨 도서관이다.

 

아브라함 링컨 역사 박물관

밝은 빛의 깨끗한 단층 건물이다.

 

스프링필드의 지도가 링컨 박물관 입구 안내소에 걸려있다.

링컨 박물관을 포함하여 여러군데의 링컨 관련 장소를 상세히 설명해 준다.

 

내부에 들어서면 넓은 실내 중앙광장이 나온다.

입구엔 실물 크기의 링컨 가족 동상이 나란히 서있다. 

 

링컨의 키는 상당히 크다.

약 2미터 정도 되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때론 친근하게 때론 익살스럽게,

링컨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는다. 

 

링컨의 사진이 크게 걸린 유니온 극장

링컨의 눈과 입은 슬픔과 기쁨을 동시 나타낸다고 한다.

나중에 대통령이 되고나서는 링컨은 온화한 표정으로 바뀐다고 ....

 

관람객이 많다.

극장의 화면이 특이하다.

양쪽으로 중앙보다 좀 작은 화면이 보인다.

 

남북전쟁과 링컨에 대해  다큐형식으로 만들어져 상영되는데...

특이하다.

멀티스크린으로 만들어진 중앙무대엔 나레이터가 나와서 직접 설명하다가 사라지고..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다.

움직이는 동작이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하지만, 연기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또 남북전쟁이 발발하면서... 큰 폭발소리와 함께...

우리가 앉은 의자가 덜컹... 한다.

양쪽 화면엔 대포가 나오고...

대포연기가 관객의 눈앞으로 지나간다.

화약냄새 비슷한 냄새도 나는 듯했다.

단순히 보는 댜큐나 영화가 아니라..의자가 덜켱거리고...연기가 보이고.. 냄새도 나고..

호주에 있는 무비월드에서도 영화 슈렉관에 이런 장치가 있었는데..

상업용 박물관이 아닌 이런 역사 박물관에서도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장치를 마련해두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박물관'하면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좀 지겨운 감도 없지 않는데...

대통령 박물관이 이럴 줄은...

 

박물관이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 방문객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링컨대통을...

딱딱한 글이나 단순한 말,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지만 않고...

박물관이 우리를 재미있게 한다.

노인들도 아이들도 즐거워한다.

한번 더 보려고 자리를 뜨지 않는 어른들도 있다.

 

 

링컨의 통나무집

가운데에 잘려진 통나무에 걸터 앉아 책을 들고 있는 소년이 링컨이다.

옆에는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 아이들...

통나무 집 안으로 들어가면

링컨이 자라던 시절의 통나무집 내부와 당시 사람들이 살아가던 모습.

그리고 노예들이 살아가던 모습이 밀랍인형과 각종 도구로 전시되어있다.

 

통나무집 안에서도 역시 링컨은 책을 읽고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링컨'...

박물관의 컨셉이다.

 

'GHOSTS OF THE LIBRARY'

일명 '도서관의 유령들'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코너다.

링컨의 눈으로, 관람객이 링컨이 되어 남북전쟁 당시 상황을 이해하도록 한다.

 

100석 정도의 좌석이 있는 작은극장 형식으로 된 중앙무대에는 링컨의 서재다.

앞면은 유리?로 되어있다.

관객석에 불이 꺼지고 중앙화면이 불이 들어오고...

한사람의 배우가... 천천히 걸어 나온다.

홀로그램인가 의심하면서 자세히 보니... 실제 사람이다.

남북 전쟁당시를 설명하는데...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듯...

병사들이 대포와 총을 쏘는 장면이 홀로그램으로 나온다.

함성과 대포소리와 함께...

신기하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설명할때는...

우리가 너무도 잘아는 연설 내용이 펜으로 책상위에 씌여지듯이

연기같은 홀로그램으로 책상위에 나타난다.

 

G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또 서재 뒷벽에 붙어있는 국기가 펄럭이고...

한참 설명을 하던 실제 사람?이...

음악과 천천히 아랫쪽 부터... 사라진다.

 

많은 관람객이 입구에서 묻는다.

사람이냐.. 화면이냐고..

입구의 안내자는 실제 사람이란다.

그런데 어떻게 사라지냐고 물으니...

"magic !!!"  이란다.

 

미국인이든 아니든, 어른이든 아이든,

모든 관람객은 링컨 대통령에 대해 잘 안다.

박물관측은 이러한 것을 잘 알고서 '마술'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재미있게 만든 것이다.

박물관이 사용하던 책걸상이나 사진만을 전시해 두는 곳이 아니라,

첨단적 기법을 이용해서 누구나 잘아는 것을 재미있게 신기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모두 즐거워한다.

링컨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박물관이 진화한 것이다.

 

보물관에는 링컨시절의 부인 옷들이 전시되어 있고...

 

더 들어가면 이상한 방이 나온다.

문도 비뚜름하고, 액자도 그림도 비뚤비뚤한 이상한방이다.

한참 들여다 보니...

대부분의 그림은 1861년부터 링컨이 죽기전 까지 그려진 것이다.

링컨의 노예해방선언과 남북전쟁을 두고 비난하는 내용이다.

 

링컨의 머리에 황제의 관을 씌우고...

"링컨은 아프리카인의 황제다"

또 "백악관의 미스테리... 링컨은 아프리카인이다."

"링컨은 사람의 탈을 쓴 악마다" 등등

엄청난 비난과 저주를 퍼붓는 내용이다.

 

방의 끝에는 이렇게 씌여져 있다.

링컨은 재임중 언론으로 부터 엄청난 비난과 저주를 받았지만

그가 암살당한 후, 아무도 그를 비난하지 않았고

그는 영웅이 되었다. ... 라고...

 

우리는 몰랐었다.

미국에서 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대통령 링컨이 ...

재임중 이런 비난과 저주를 받았었는지를....

언론이 그런 링컨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비난하고 저주를 퍼부었는지를 몰랐었다.

참 힘드셨겠다.

16대 미국대통령 링컨....

 

저멀리... 방끝에는 링컨이 책상앞에 서있다.

 

노예해방선언....

" 그것은 지나치다." - 반대론자

" 충분하지 않다."    - 적극적 노예해방론자

" 서명 반대"           - 노예해방 찬반론자 양측 모두

 

양쪽엔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각계각층의 찬반론자들이 서로 말한다.

찬성론자든, 반대론자든 각자의 입장을 말하고

모두 노예해방선언에 반대하는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다.

진보와 보수....

북부와 남부...

어느쪽으로 부터도 지지를 받지 했을 링컨대통령이 참으로 외롭고 쓸쓸했을 것 같았다.

남북전쟁중이던 1863년 마침내 노예해방선언을 했다. 

  

일리노이관에는 일리노이주에서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별로 재미없게? 전시되어있다.

 

박물관내에 있는 기념품점

상당히 크게 기념품도 다양한 편이다.

 

대리석?으로 만든 성조기를 배경으로 한 링컨 대통령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

사고 싶지만 아직도 우리 여행일정이 길게 남았다.

무거운 기념품은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그동안 하나도 사지 못했다.

 

링컨 관련 책은 성경책 다음으로 많이 만들어지고, 많이 팔렸다고 한다.

어린이를 위한 링컨책도 많다.

 

인상이 너무 좋은 링컨 박물관 자원봉사자 할머니.

링컨 기념관에는 자원봉사자가 500여명 정도 된단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는 월 1-2회 정도 봉사를 하는데,

한번에 4시간 정도 근무를 한다.

밝게 건강해 보이시는 할머니의 따뜻한 얼굴이 우리에게 전해진다.

 

 

 링컨박물관의 회원가입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

곳곳에 나이드신 자원봉사자가 수십명이나 활동하고 있다.

그들의 건강과 자원 봉사하시는 마음이 고맙고 부럽다.

 

링컨 박물관 길건너편에 있는 링컨도서관이다.

1200만점 정도의 링컨관련 자료가 보관되어 있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일반적인 도서관 열람실이다.

자료나 책을 신청하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단다. 

 

스프링필드 시내는 작다.

대부분의 링컨관련 장소는 걸어서 다닐수 있을 정도다.

링컨이 변호사를 했던 당시의 사무실도 스프링필드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다.

 

링컨 가족이 살던 집과 이웃들.
링컨은 이곳에서 1844년 이후 대통령에 당선되어 워싱턴으로 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링컨이 소유했던 유일한 집이다.


이웃집들은 일리노이주 정부가 하나하나 사들여서 지금의 형태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링컨이 살던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가이드의 안내하에 정해진 시간에 들어가야 한다.
여름철엔 당시 복장을 한 가이드가 설명을 한다.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느끼게 하는 세심한 배려다.


링컨이 살던 집은 언제나 사진기자들이 죽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의 사진기는 아주 커서 미리 설치해 두었던 듯.
오늘도 많은 방문객들이 링컨의 집으로 들어간다.

 

링컨의 집은 당시로선 부유했는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소박하다.
장신의 링컨이 앉았다는,

실제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는 지금의 우리가 보아도 너무 작다.

 

집안을 모두 돌아보고 뒷뜰로 나오면 당시 복장을 한 여성이 인사를 하면서 반갑게 안내한다.

 

작은 거리에도 역시.

 

이곳은 링컨에 살던 당시로서는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었다.
대부분의 이웃들은 링컨을 지지하였지만, 그렇다고 이웃 모두가 링컨의 지지자는 아니었다.
여기 살던 누구는 링컨과 정치적 입장이 같았다, 여기 살던 누구는 링컨은 지지하지 않고 반대당의 입장과 같았다...

집집마다 뜰에 조그만 간판을 붙여놓고

뭐하던 누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다 써놓았다.

세세하게 역사를 다 기록하고 있는 것이 대단하다.

 

대통령선거 당시 링컨의 유세마차였는지...

아니면 지지자의 지지마차였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링컨의 대통령선거 당시의 구호와 사진이 붙어있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건 이런 걸 그대로 다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UNION, LIBERTY, HONOR
연방, 자유, 명예
링컨은 1850년경부터 북부에서 본격적인 일어난 노예해방운동을 반대하지 않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서부에 노예주가 확대되는 것을 반대함으로서  노예해방론자로 인식되었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남부연합은 기다렸다는 듯이 연방에서 탈퇴를 하고 곧 전쟁을 일으킨다.

어디선가 노래소리가 들린다.
링컨의 집 건너편 나무그늘에서 젊은 친구들의 합창이다.

오페라를 공부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자원봉사로 노래를 부른다.
링컨이 좋아했던 '오 수잔나' 등을 신나게 부른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노래를 듣는 우리도 모두 즐겁다.

 

스프링필드가 우리를 감동하게 만드는 건 이런 세세함이었다.

당시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중간중간에 우리를 맞아 이야기를 해주고,

또 링컨이 좋아했던 노래, 당시에 유행했던 노래라며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면서 찾아온 손님들에게 그 때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심심할 틈이 없는것...

링컨의 집을 설명하는 가이드도 있지만...
휴대폰으로 일정한 번호를 누르면 설명도  들을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도 그렇고.
 

일리노이주 주의회 의사당
링컨이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지만, 후에 버락 오바마 현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으로 선출되어 활동하던 곳이기도 하다.

 

스프링필드 다운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 있는 링컨의 무덤.
엄밀히 말하면 링컨 가족의 묘지이다.
무덤앞에 있는 링컨 흉상의 코만 반짝거린다.
링컨 흉상의 코를 만지면 복이 온다는 소문이 퍼져,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이 링컨의 코를 많이 만져서 반짝거린다.

링컨의 무덤은 정해진 시간에만 들어갈 수 있다.
다른 많은 무덤처럼 조용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행동할 것을 바라면서, 휴대폰은 당연히 금지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

일주일에 한번은 남북전쟁 당시의 군인 복장을 한 사람들이

당시의 전쟁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벌인다.

조그만 것 하나도 그냥 두지 않았다.
 

링컨의 동상을 자세히 보면 왼손에 노예해방선언문을 들고 있다.

 

묘지안으로 들어서면 서늘한 공기속에 근엄하게 앉은 링컨을 만난다.

 

둥글게 만들어진 묘지를 돌아서 제일 뒷쪽으로 들어가면....
마침내 링컨의 무덤이 있다.
  

링컨 대통령은 남부군 총사령관 리장군이 항복을 선언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이틀후,

워싱턴에 있는 포드극장에 갔다가 피격 당했다.

아마 남북전쟁을 끝내고, 미연방을 지켰다는 마음으로 극장에 갔을 것이다.

그도 쉬고 싶었을 것이다.


대통령 재임시 언론으로부터 온갖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받다가,
과격한 노예해방론자로 부터도,

반대론자로 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다가,
암살당하고 나서 마침내 전설이 된 링컨.
힘들고 외로웠을 그 앞에서 우리는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