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지금은 여행중 /여행 하루하루

20100803 천사 아이들과 천사 부모님들의 만남, 한국인 문화캠프

프리 김앤리 2010. 8. 14. 04:11

 

'캠프 사명 성명서'

한국 아이들과 그들 가족의 문화 정체성을 알려주고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 캠프를 해마다 엽니다. - 한국 문화 캠프

 

뜬금없는 한국 문화캠프?

미국 동부를 여행하고 있는 중에 전혀 모르는, 지은씨라는 분한테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미네소타 주의 미네아폴리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한국문화캠프에 참가해보시는 게 어떻냐는.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캠프는

미국 가정으로 입양된 한국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다.

그들이 태어난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화를 소개해주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매년 일주일동안 열리는 이 캠프의 역사는 벌써 35년이나 되었다.

처음 이 행사의 시작은 한국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국 아이들을 입양한 미국 부모들이 나서서 한 일이다.

자신들이 입양한 아이들이 태어난 나라, 한국에 대해서

자신들의 아이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그들 부모들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배웠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시작한 일이다.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주신 분은

미네아폴리스가 미국 전체에서 한국인 입양자 숫자가 가장 많다면서

미국 전체에서 가장 큰 한국 문화행사라고 말씀해 주셨다.

최근에는 유럽에서도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오기도 한단다.

그리고 자기도 거기서 일주일동안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을 할거라며

여행 중에 하루정도 참가하면 좋은 경험이 될 거라는 편지도 함께 보내주셨다.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 행사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으로서가 아니라

평범하고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입양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입양한 미국 부모님들에 대한 고마움이 일었다.

가보고 싶었다.

일정을 바꾸더라도 참가해 보고 싶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한국 문화캠프가 열리던 둘째날이었다.

 

열시간 가량 야간 버스에 시달린 몸이었지만

버스 터미널까지 마중을 나와주신 지은씨 덕분에 아무런 어려움 없이

캠프가 열리는 세인트폴 미네하하 아카데미까지 아침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미네소타주의 미네아폴리스/세인트폴을 쌍둥이 도시-Twin city- 라고 부른다.

 두 도시가 미시시피강을 따라서 하나는 상업도시, 하나는 행정도시를 이룬다.)

 

하루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가지는 조회시간이다.

우선 미국 국기를 향해 미국 국가를 부르고, 다음은 태극기를 향해 애국가를 부른다.

사실 이 애들은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이기 때문에

미국 국가는 부를 수 있을 지 몰라도 애국가는 전혀 부를 수 없다.

자원봉사자로 온 한국 사람이 애국가를 부르지만 아이들은 그냥 멀뚱멀뚱이다.

당연하다.

 

그런데 참가한 아이들의 얼굴을 보면 영락없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새까만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 쌍꺼풀 없는 눈에 납작한 코...

 

개중에는 노랑 머리, 높은 코, 한국 출신이 아닌 것 같은 아이들도 보인다.

한국 아이들을 입양한 가정의 다른 형제들이란다.

이들 부모들은 입양한 아이에게만 한국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고 있는 다른 형제에게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가르쳐 주고자 한단다.

함께 살고 있는 한 가족이므로...

 

물론 입양가족만 참가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교포 가정 아이들도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35년째 해마다 이 캠프가 열리고 있는데

참가하는 어린이들이 250~300명이나 된단다.

아주 꼬마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한 학년에도 몇반씩 나누어 이날 행사에도 모두 25개 정도의 반이 운영되고 있었다.

 

한 반 학생이 열 두세명 남짓.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은 모두 한국인들이다.

지은씨처럼 미국으로 유학와서 공부를 한 뒤에 현재는 미국 살면서 선생님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이민을 오신 분, 또는 입양아로 커서 성인이 된 뒤 여기서 여름 일주일동안 선생님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 정부에서도 국립 국악단을 파견하여 가르치게 하는 지원을 하기도 했다는데

올해는 아무도 안 오셨단다.

 

일주일간의 캠프 프로그램도 정말 다양하다.

한글, 역사, 미술, 태권도, 무용, 국악 등...

 

여기는 꼬마들 반이다.

역사 시간이다.

한국의 역사, 어떻게 가르칠까? 이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할까?

 

여기는 미술시간인가 보다.

각 강의에 담당 선생님(한국인)이 한분씩 계시고

미국인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한다.

주로 아이들의 부모님들이다.

그리고 이 캠프 출신자들도 자원봉사자로 도움을 주고 있다.

참가한 아이들이 250명 정도 된다는데

자원봉사자의 숫자도 거의 그 만큼이다.

 

이 곳은 우리를 초청해주신 지은씨가 맡은 아이들.

아주 어린 꼬마들이다.

가족 호칭, 동물 이름, 식물 이름을 한글로 써보고 따라 읽어본다 .

 

이 아이들이 여기서 한번 배웠다고 한글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냥 꿈이다.

또 그 단어들을 외우고 있다는 것도 무리다.

언어란 배운다는 개념없이, 외운다는 개념없이

그저 생활속에서 익혀지고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므로.

그래서 그걸 모국어라고 하지 않는가?

 

지은씨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이걸 반드시 외우게 한다거나

잘 쓰도록, 기억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는 않는단다.

처음 몇년은 자기도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좀 더 잘 기억할까?

좀 더 잘 쓸수 있도록 할까 하며서 애를 썼는데

그건 아닌 것 같더란다.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태어난 나라, '한국'이라는 곳에서

'한글'이라는 문자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것,

그리고 살아가면서 어느 길가에서, 어느 책에서 문득 한글을 발견하면

그것이 내가 태어난 나라의 문자라는 것을 알도록  하면 될 것이다.

이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서

스스로가 한국에 대해 알고 싶을 때,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할 때,

한국글자를 쓰고 싶어 할때가 온다면

그들 부모님들과 함께, 그리고 다른 한국인들이 함께 다시 도움을 주면 될 것이다.

 

아빠 모양을 한 그림을 아빠 자리에, 할머니 모양을 한 그림을 할머니 자리에...

붙이고 읽어보고, 글을 써본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여 있는 사람들에 대한 호칭을

글로 배워야 하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한번도 그렇게 불러보지 않았는데...

저절로 입에 붙은 Dad, Granma라고 부르기만 하면  되었는데...

 

손가락 모양을 일일이 그려놓고 하나, 둘, 셋 숫자를 읽고 따라 써본다.  

삐뚤 삐뚤 아이들의 손이 더디 더디 움직인다.

맑은 눈빛을 한 천사같은 아이들이다.

 

이 곳은 한국의 전통을 배워보는 미술 시간.

여러가지 모양의 탈바가지들이 놓여있다. 

 

한국의 탈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각자 탈바가지에 색칠도 한다.

어느 교실에서는 한국 갓도 만들고, 임금님이 쓰는 모자(익선관)을 만드는 곳도 있다.

모두 한국의 전통이란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갓이나 익선관 같은 것은

박물관에나 전시되어 있는 것 일뿐 아이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않는데...

이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한국에 와서

자기가 배운 한국 전통이라고 찾아보려고 하면 어디를 가봐야 하나?

미국보다 더 미국적으로 바뀌어 있는 한국 도시에서

한국인의 정체성, 한국 문화의 독특함은 어디서 찾아야할까?

인사동으로나 가야할까?

역시 박물관일까?

 

태극기 그림에 색칠을 하는 반도 있다.

 

한 강의당 30분씩 아이들은 한글도 배우고 미술 실기도 한다.

캠프를 하기 위해 빌린 세인트폴 미네하하 아카데미는 사립고등학교라는데

까만 머리 아이들은 자기 수업을 찾아 교실과 강당, 이 곳 저 곳을 하루종일 뛰어다닌다.

 

이 반은 지금 음악 시간이다.

'무궁화~ 무궁화~ 우리 나라 꽃...'을 배우고 있다.

악보에는 MUGUNGHWA~ MUGUNGHWA~  전부 영어로 씌여 있다.

정작 우리나라 아이들은 한글인지 영어인지 구분도 안되는 이상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아니 어릴 적부터 자기 아이가 영어 유치원을 다녀서

영어 노래를 엄청 멋들어지게 부르노라고 자랑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데...

 

도대체 문화 정체성이란게 어떤 것일까?

이 자기 존재의 정체성이라는 건 어떤 것일까?

 

이 반에는 우리를 초청해 준 지은씨의 큰 딸, 제인도 함께 수업을 받고 있었다.

제인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집에서는 엄마 아빠와 함께 한국말만 해서

한국말을 아주 잘하고 이미 한국적으로 살고 있는데도

해마다 이 캠프는 참가시키고 있단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게 하려고.

내년쯤에는 여기 방학동안에 한국으로 들어가서 한국학교에도 얼마간 보낼 예정이란다.

한국이 이런 곳이다라는 것을 직접 느끼게 하고 싶단다.

 

우리나라에서는 방학이면 아이들을 영어 어학연수를 못 보내서 난린데... 

 

여기는 사물놀이를 배우는 소강당.

올해는 국립 국악단이 안와서 이 캠프 출신자들이 장구와 북, 꽹과리 치는 걸 가르치고 있다.

이틀째인 지금은 그냥 '덩덩덩덩...'  '쿵덕쿵...' 정도이지만

일주일 캠프 동안 하루 하루 짬짬이 수업을 하고 나면

마지막 날 발표할 때는 제법 그럴싸해진다고...

 

태권도도 배운다.

아이들이 가장 신나하는 시간이다.

얍 얍...

허이야, 하나, 둘...

구령도 전부 한글로 한다.

태권도에는 남녀가 따로 없다.

 

두발 옆차기.. 얍!!!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범님은 여기서 자라 이 곳에서 진짜 태권도장을 운영하시는 분이다.

 

강당의 다른 한 편에서는 무용시간.

조금 큰 아이들은 북춤을 배우나 보다 .

한국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지금 미국에서 무용학원을 운영하신다는 선생님의

세 딸들까지 이 캠프에 나섰다.

 

여기는 부채춤 배우기. 

한동안 강당에 앉아 있었는데

큰 아이들 반, 작은 아이들반 돌아가면서 한국 무용을 배운다.

 

이 꼬마 아이들은 꼭둑각시 춤이다.

특히 이 반에는 미국 애들도 많다.

한국 출신을 가족으로 함께 살고 있는 미국 아이들이겠지...

춤 중간에 동그라미를 만들어 잠시 숨죽여 엎드려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

아이들은 그저 즐겁다.

 

이 캠프를 총괄하시는 선생님-Director라고 불렀다. 한국인 , 미국인 각각 한명. 물론 그들의 대화는 다 영어다-

이 전하는 말에 의하자면

입양된 한국 아이들이 이 캠프에 와서 얻는 가장 큰 수확은

자기가 소수자 집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동안 가정이나 학교, 지역 사회에서

모두들 자기와는 다른 외모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였는데

이 곳엘 오면 모두들 자기와 같은 외모를 가진 친구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자기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한무리, 한 가득 있다는 사실...

 

작년 독일 동북부를 여행하던 때였다.

함부르크, 뤼벡 보다도 한참 더 위쪽으로 올라갔으니

여행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당연히 동양사람을 보기는 더욱 힘든 곳이었고.

우리는 거기서 우리와 꼭 닮은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엄마 아빠는 독일인이었는데, 그 아이는 한국 사람 얼굴이었으니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입양아였겠지.

10살도 채 안되 보였다.

아빠, 엄마랑 신나게 이야기 하고 있던 아이가

우리 얼굴을 보더니 갑자기 얼음장처럼 굳어버렸다.

민망해진 우리가 걸음을 옮기는데도 아이는 우리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느낌을 받았을까?

그때 우리는 그런 그런 짐작을 했었다.

아마 저 아이는 자기와 이렇게 닮은 사람은 처음 본 모양이라고...

추측이 맞았는지, 아니면 영화를 많이 본 우리가 그저 만들어내는 상상이었는지 모르지만

얼음장처럼 굳어 고정되어 있던 그 눈빛은 잊을 수 없다.

 

오늘 이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은 자기랑 많이 닮은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운 것일까?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드라마를 많이 본 우리가 지어내는 터무니없는 상상일뿐일까?

하여튼 닮은 친구를 찾아주고, 태어난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미국 부모들이 참 고맙다.  

 

아주 꼬마야들도 있다.

여기는 주로 선생님들의 아이들이거나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아이들인 경우가 많단다.

물론 그 아이들을 돌봐주는 자원봉사자도 있고...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는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일주일만에 그 다양한 프로그램을 그토록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 제대로 진행되도록 하려면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방은 수업에 필요한 각종 자료들을 준비해 주는 곳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필요한 수업을 다하기 미리 종이들을 오려놓고, 일부는 색칠도 해놓고 한다.

다른 방에도 여럿 보인다.

 

주로 아이들을 캠프에 넣어놓고 자신들은 그 시간동안 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한단다.

 

점심밥을 만드는 것도, 배식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모두들 아이들의 엄마 아빠들이다.

어떤 사람은 자기 아이가 이미 커서 더 이상 이 캠프에 올 필요가 없는데도

자기 여름 휴가를 이곳을 위해서 내고 매년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기도 한단다.

10년이 됐다는 사람, 15년이 됐다는 사람도 있다.

 

점심 식사는 순전히 한국식이다.

오늘의 주요리는 잡채.

이 사람들은 한국 요리법이 적혀 있는 레시피를 옆에 두고

재료를 각각 얼마씩 넣고, 또 몇분간 어떻게 조리하는지를 일일이 공부하면서

요리를 한다.

자기들도 한국 요리를 배워

가정으로 돌아가면 아이들에게 한국 요리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한단다.

 

주로 이 캠프의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자신들의 여름휴가를 꼬박 여기에 바치기도 한단다.

일주일간의 캠프 동안 처음 며칠은 한국 음식이 서툴기도 하고 맛도 그저 그렇지만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실력이 늘어

캠프가 마칠 즈음에는 한국 요리 실력들이 대단해진다고.

 

매운 김치도 아무렇지도 않게 쓱 쓱 썬다.

한국의 대표요리, 김치란다.

 

돌아가면서 정해져 있는 점심시간이 되면

자기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아이들만 따로 모아놓고, 미국 어른들만 따로 모아놓으면

이 행사가 과연 입양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이들은 한국인 얼굴들만, 어른들은 미국 얼굴들만 있었는데

한 가족으로 둥개둥개 앉으니 한 눈에 들어온다.

천사같은 한국 아이들과 천사같은 미국 부모님들과의 만남으로...

 

행사가 진행되는 중간 중간에는 각 반별로 단체 사진도 찍는다.

보통 지난 해에 참가하고 나면 다음해에도 다시 이 행사에 참가한단다.

 

지난해에 만났던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쁨도 크고...

 

오늘 하루 일과가 끝났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

낮에 만든 임금님 모자를 쓰고 아이는 아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집?

어딘지 모른다.

그런데 지은씨의 말을 빌자면 이 사람들이 모두 미네아폴리스 근처에 살고 있는 가족은 아니란다.

미네소타 전역, 때로는 다른 곳에서도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든다고.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의 집은 어쩌면 근처 호텔일지도 모른다.

캠프에 들어가고, 가족 전부가 멀리 여행을 와서 일주일동안 호텔 생활을 해야하고...

경제적으로 만만찮은 비용이 드는 일인데

아이들의 문화, 아이들의 정체성을 위해 한다는 거다.

정말 고맙다.

 

우리가 처음 미국 동부로 들어왔을 때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도시 뱅고르에서도 이런 부모님들을 만났었다.

중국 아이들을 입양하고 있는 엄마들이었는데

자기 아이들에게 중국어 학교 교육을 시키기 위해 뱅고르까지 왔다고 했었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주 먼 곳에서 왔었던 듯.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신나는 장터가 열렸다.

한국 과자,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을 파는 곳이다.

고구마깡, 감자깡, 양파링, 쮸쮸바... 한글 글자가 선명하다.

한국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아이스캔디를 사먹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빡빡한 일정, 감동적인 일정을 마치고 지은씨네 집으로 같이 돌아왔다.

근사한 저녁을 먹고 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지은씨네 다른 후배 한명과 같이 동네 한바퀴를 한다.

큰 딸, 제인이 자전거를 타고 앞장선다.

 

"제가 먼저 갈께요..."

한국인...한국 문화...한국 정체성...

미국에서 태어난 제인의 똑똑한 한글 구사능력에도 고맙고

미국으로 거듭 태어난 아이들의 밝은 얼굴도 정겹다.

 

어느 곳에 살든지, 무엇을 하든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