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지금은 여행중 /5월 실크로드

천산천지 선녀 - 5월 중국 실크로드 3

프리 김앤리 2011. 6. 1. 13:49

이동

자정을 넘긴 시각 도착한 우루무치 공항.

다행히 시내로 나가는 봉고버스가 기다리고 서있다.

버스 앞 유리창에 뻔히 10위엔이라고 써놓았는데 우리가 가려고 하는 호텔(타시난 塔西南 호텔)은 50이나 내라고 한다.

단 한대 기다리고 있는 이 버스를 놓치고 나면 100을 부르고 있는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는 약자의 입장이라

완강하게 뻐대지도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올라탄다.

공항에서 시내가 아주 멀다.

 

반전  

한국에서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원래 출발하려던 날짜를 하루 넘기고서 떠나온 우루무치.

폭풍우에 데인 가슴 두근거리며 혹시 우산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남편이 말했다.

"무슨 !!! 말도 안되는 소리!!! 이번에 우리는 사막을 간다구!!!"

사막이라는 단어에 방점까지 찍으며 큰 소리 쳤다.

그런데 이게 웬 일.

공항에서 시내까지 들어가는 우루무치 전체가 한마디로 한강이다.

여기도 얼마나 비가 쏟아졌는지 작은 봉고버스가 거의 물 위를 헤엄쳐간다.

현재 비가 오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배수시설이 엉망인 모양이다.

"뭐? 사~막~~?!!?"

중국의 서쪽이면 , 실크로드 라고 하면 무조건 사막이겠거니라고 지레짐작한 무식한 고정관념이 띵하고 머리를 때린다.

모로코의 사하라사막에서 만난 엄청난 눈보라와 같은 수준의 놀라운 반전이다.

 

이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도인 우루무치.

우루무치는 엄청나게 큰 도시다.

도시 그 자체로는 아무런 매력도 없다.

매력은 커녕 실망이 더 크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냥 큰 도시다. 

높은 빌딩이 아무렇게나 솟아있고 사람들은 박작거리고 도로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차들이 쌩쌩거리고.

인민광장까지 찾아가는 길.

자세히 들여다보는 지도에서 도로 이름들이 눈에 띈다.

해방로, 민주로, 인민로...

옹기종기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나다니는 도로에도 의지를 담아두었다.

신념 사상 의지... 사람들이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선전 선동을 하고 있는 건

사회주의 국가들의 특징이다.

꽃, 나무, 개울, 강, 산 등 정겹고 푸근한 이름으로 된 도로를 만나고 싶다.

 

선녀

우루무치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은 단 하나다.

천산.

천산의 꼭대기에 있는 천지.

우중충하고 탁한 공기의 우루무치의 가까이에 이렇듯 깨끗한 곳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흥분했다.

지구상, 바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육지가 우루무치라고 했는데

눈 덮힌 천산, 천국같은 천지를 만난다.

세계 10대 비경 중의 하나라는 캐나다 록키산맥의 레이크루이즈에서 본 장면과 너무나 흡사해 깜짝 놀랐다.

한가지 흠이 있다면

그 아름다운 천연의 호수에 억지로 갖다붙인 선녀 컨셉이었다.

하늘과 땅과 호수 모두다 천상의 것이었거늘 굳이 인간까지 천사의 반열에 오르려고 한 과욕이었다고 할까?

 

 

우루무치에서 천산 가는 길.

거금 350위엔이나 주고 개인 승용차를 대절했다.

아침에 어기적 거려서 싼 투어는 놓쳤다.

 

천산 천지 입구.

 

천지까지 오르는 길

 

 

 

 

오늘은 이리도 화창한데, 원래는 엄청 추운가 보다.

화백 박재동씨도 실크로드를  여행하면서 추위 방지용으로 저런 옷을 사 입었다고 했다.

같은 일행들끼리 '이불'이라고 불렀다고...

 

천지 주변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길을 잘 만들어 두었다.

 

 

 

그늘진 곳에는 녹지 않은 눈도 있다.

그래... 이불이 필요했음이야...

 

 

 

 

여기가 진정 중국이 맞단 말이지???

 

드디어 나타나는 선녀 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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