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지금은 여행중 /9월 터키

터키 여행이 즐거운 이유

프리 김앤리 2011. 9. 28. 17:18

<9월 터키 2,  투어야 단체배낭 터키 2기>

터키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친절한 터키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를 첨부터 끝까지 온전히 다 담고 있다는 유구한 터키 역사도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는 엄청난 터키 유적도

가는 곳마다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지는 경이로운 터키 자연도

'터키 사람'이라는 콘텐츠에 비하면 어쩌면 그 매력이 별거 아닌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독교와 이슬람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는 관용도

아시아와 유럽의 문화가 다 있다는 공존도

따지고 보면 '터키 사람들'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터키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

돈을 쓰는 사람은 여행자들이고,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이 현지인이라는

문명사회의 이분법이 때로는 헷갈리기도 하는 나라다.

뭔가의 보상이 있어야만 친절할 것이라는

보통의 생각이 종종 어긋나는 곳이 터키다.

그냥 보면 웃어주고, 그냥 보면  친절하게 대해준다.

한국 사람들이 여행을 하고나서 최고로 치는 나라가 터키인것은

어쩌면 터키인의 친절에서 시작하는 지도 모른다. 

 

나는 이 지점에서 이슬람의 성경인 코란에 나온다는

'손님'에 관한 이야기를 철저하게 믿는 편이다.

'손님'은 하나님이 보내주신 선물이라고 했다던가?

낯선 손님을 환대하는 사회,

터키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가지 쯤은 잊지못할 터키인의 친절을 받는다.  

(이 예쁜 아가씨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그래서 그런가?

터키를 여행하다 보면  이곳을 여행하고 있는 다른 여행자들도 터키인들과  비슷하게 유쾌해진다.

하늘을 날아올라 열기구를 타는 여행이라면 하기야 그곳이 터키가 아닌들 유쾌하지 않겠냐만은

외국인 여행자들과 함께 하는 기회까지 많이 만들어지는 곳이 또 터키이기도 하다.

현지에서 join하는 투어가 많아서 그렇겠지.

 

괴레메에서 하는 로즈밸리 선셋 투어도 마찬가지였다.

12명이나 되는 우리 인원말고도 다른 외국인들도 여럿 합세했다.

다만 붉은 노을에 취해 있느라 그들과 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을 뿐.

개별적으로 여행한다면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것은 아무 별 일도 되지 않는 곳이 또 터키다.

 

쫀득 쫀득 돈두르마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도 그냥 돈만 받고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쭉쭉 늘어나는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뗐다 붙였다 장난도 친다.

 

파는 물건이 옥수수라도 상관없다.

선한 얼굴에 선한 미소.

몇 푼 안되는 돈으로 산 옥수수 한 자락에도 정이 가는 나라가 터키다.

 

얘들아!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의 친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눈을 봐야 하지.

그들은 이미 웃어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거야.

이제는 낯선 곳을 방문한 우리들이 그들과 마주하고 한번 싱긋 웃어줄 차례야.

그러면 우리는 거의 100% 그들의 미소를 받아내지.

 

이렇게 말이야

그리고 있잖아,

터키 남자들은 특히 여자들에게 아주 친절하다고 소문이 나있지.

때론 이걸 질투하는 남자들이 그건 친절이 아니라 '끈적끈적한 거'라고 시샘을 하기도 하지.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태생적으로 여성들에게는 끈적이는 미소를 날리고야 마는 그런 친구들인지도 몰라.

그렇다고 그걸 모른척 해?

그럴 수는 없잖아?

세상에 웃는 얼굴만큼 더 사랑스러운게 어디 있을라구...

터키의 웃음을 충분히 즐겨야지, 안그래?

 

이렇게 말이야.

 

한짐 되는 배 한번 꼬~옥 누르면 정신 못차리고 이것 저것 다 깍아주는 아저씨까지.

정말 이웃집 아저씨 같다.

 

셀축에서 파묵칼레까지 가는 조그만 버스 안.

친절하다고 해야하나, 느끼하다고 해야하나.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끊임없이 버스 앞뒤를 오가며

드~런 물 한잔, 콜라 한잔을 가지고 어찌 그리 장난을 많이 치던지.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아도 그는 이미 우리들의 친구였다.

(물론 이건 여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인지도 모른다.

 장난은 커녕 아무런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 남자 1,2호에게 이 말은 전혀 뜬금없는 *소리 일수도 있다. )

 

터키 꼬마야와 함께 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지네 가족, 이웃과는 뭔가 달라보이는 이방인들에게 눈길을 떼지 않기 때문이다.

(근데 이 사진 보면서 생각했었는데... 신! 왼손에 들고 있는 저 지폐로 이 아~그 꼬셨어?)

 

그냥 이렇게 화~악 움켜쥐어버리지.

도대체 도망가지 못하도록 말이야~~

ㅋㅋ

 

이란 야즈드에서 터키로 여행왔다는 가족들.

낯선 여행자를 '신이 보내주신 손님'으로 가장 환대했던  나라가  내 기억으로는 이란 사람들이었다.

미국이나 서방 언론에 길들여져 있던 내가

이슬람 사회가 테러 국가가 아니라 참 마음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라는 걸 느낀 곳도 바로 이란이었다.

그 친절한 이란 나라 사람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할 수 있었던 곳도 이스탄불의 이슬람 사원, 블루모스크에서였다.

 

외국인 여행자들의 미소를 멋지게 낚아챌 수 있는 곳이  터키 이스탄불의 아야소피아에서 였다.

 

터키 사람, 아르헨티나 사람을 양팔로 단번에 싸 안을 수  있는 곳도 터키이기도 했다.

마치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사이이기나 한 것 처럼,

마치 서로가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라도 한 것 처럼

저절로 아무렇지도 않게 친해지는 곳이어서 터키 여행이 유쾌한 건지도 모른다.

 

우리끼리 키득키득, 또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키득키득...

 

한국 여인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 터키 청년때문에 키득키득.

 

그들 둘 사이를 이어주듯 이어주듯, 그러나  기필코 떼어놓는 언니야때문에 또 키득키득.

터키 사람들 때문에 유쾌하고, 터키에 여행 온 사람들 덕분에 상쾌하고

또 우리들끼리 노느라고 통쾌한 시간들...

 

오렌지 쥬스 한잔을 팔면서도 아주 은은한 눈길과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는

사람들이 있는 터키.

우리들의 터키 여행은 이 사람들의 친절을 즐길 줄 알았다.

그들의 친절이 우리 여행의 큰 선물이라는 걸 느낄 줄 알아서 기분 좋았다.

...

 

그런데

...

 

 

 

 

 

 

 

에이 !! 오빠들... 이건 뭐예요?

허구많은 그 예쁜 터키 언니들은 다 우짜고 우리들이랑만 이러고 있어요?

친절한 나라 친절한 사람들이라고 그냥 아무에게나 덜컥 오겠어요?

뭔가의 액션을 취했어야지요.

먼저 웃어주던가 아님 무슨 독특한 패션이라도 해서 눈길을 끄시던가...

 

저 보세요.

그냥 버스 옆자리에 덜컥 앉아버리기라도 하는 거예요.

그래라도 해야  터키 총각의 멋진 옆모습을 담아오지.

 

아니면 배안에서 이렇게 졸기라도 했었어야지요.

뭐, 꼭 멀미때문에 그랬을까요.

옆에 앉은 할아버지의 요상한 표정을 그래, 아무나 담겠어요?

 

안되면 이렇게라도 해야한다니까요.

그 사람 모르게 살짝 등에 기대서라도 찍어야 한다니까요.

 

근데 이게 뭐예요.

고상한 척 혼자 놀고

 

이건 더 실망이예요.

완전 왕따 설정이잖아요.

 

이렇게 예쁜 언니가 모스크의 한쪽에 앉아 있더구만.

말한마디 못 붙여보시고...

 

하다못해 이 아줌마한테라도 말 한번 걸어보시지.

"사진~~~ 한 ~~ 장 ~~~ 같이 ~~~ 찍을까요?~~~"

(물론 이때 문장의 뒷부분 억양은 꼭 올려주셔야 합니다.  찍을까요↗)

용기도 없이... 그런 말도 한번 못해보고...

 

결국 둘이서만 이렇게 놀고.

인정사정 볼거 뭐 있었나요?

터키는요,  그 나라 사람들을 즐겨야 하는 여행이걸랑요.

 

할 수 없다. 이번에 그걸 다 못배웠으니 다음에 한번 더 갈 수 밖에...

 

< 내 마음대로 이리저리 얽은  나의 꽁트에 기꺼이 희생당해주신  몇몇 사진속 주인공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ㅋㅋㅋㅋ 다음번엔 세련되게 나오게 해야 할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