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립공원 13

20101107 어느 청명한 가을날, 다시 그랜드캐년에 서다.

오늘은 맑았다. 하늘에 구름 한점도 없었다. 동생 식구들 덕분에 다시 한번 더 장엄한 그랜드캐년 앞에 섰다. 몇번을 다시 와도 참 좋은 곳이다. 그랜드캐년이 가진 모든 색을 다 볼수 있는 날이었다. 붉은 색과 푸른 색, 검은 색과 흰색, 그리고 초록빛 도는 회색까지. 다 함께 마음이 들뜬다. 저기 아래..

20101102 황제 선인장들이 모여 사는 곳, 사와로 국립공원

미국 아리조나 주의 상징은 키 큰 선인장이다. 아리조나 주의 자동차 번호판 한쪽에도 이 키 큰 선인장이 그려져 있다. 얼마나 큰지... 내 키 몇 배를 넘는다. 하얀 모래 사막, 뉴멕시코주의 화이트샌드 내셔널 모뉴먼트를 떠난 우리들이 찾은 곳은 멕시코 국경과 거의 맞붙어 있는 텍사스 주의 엘 파소(..

20101101 낯선 별에서의 행복한 걷기, 화이트샌드

이번 여행, 우리는 참 많이 걷습니다. 요세미티 가을 계곡을 걷고 황량한 데스밸리 언덕을 걸었습니다. 지구 20억년의 역사가 있는 그랜드캐년 협곡 속으로도 걷고 붉은 바위들만 가득한 뜨거운 길도 걸었습니다. 거꾸로 자라는 바위들이 있는 신비한 길도 걷고 먼 옛날 인디언들이 살았던 절벽 집터들..

20101026 황당과 당황의 연속, 메사베르데 국립공원

여행이 짜릿한 건, 그 곳을 처음 가보기 때문이다. 한번 갔던 곳을 다시 가거나, 혹은 여러번 가면 어느새 그 곳의 내공이 나의 내공으로 옮겨오는 건 여행의 짜릿함이 아니라 여행의 진국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어느 낯선 곳에 처음 발을 디뎠을때의 짜릿함을 즐기기 위해 어쩌면 또 우리는 배낭을 짊..

20101023 로또? 떨어지기만 하고...Page에서

큰 돌 하나, 중간 돌 몇개, 작은 자갈들, 그리고 모래 한 사발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넣을 수 있는 항아리 하나. 질문이 던져졌다. 항아리에 이 모든 것들을 다 집어넣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당연히 가장 큰 돌을 먼저 넣고 그 사이 사이에 중간 돌을 넣고, 다음은 작은 자갈을 사이사이에 끼어넣..

20101022 드디어 그랜드캐년 속으로 들어가다

드디어 그랜드캐년 깊숙한 그 속으로 들어갑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몇번씩이나 우리를 거부하던 그랜드캐년이 오늘은 우리를 받아들여 주었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사실 지난번 미국 여행에서 그랜드캐년 아래까지 내려갔다 왔다면 이번 미국 여행은 없었을지 모릅니다. 지난 여행중에 몸이 아..

20101021 "순돌아! 우리집에 놀러온나!!! 우파키, 월넛 Nitional Monument

무섭도록 내리던 우박포탄 때문에 잠깐 뒤로 물러섰습니다. 적어도 하루는 지나야 이 소름끼치는 검은 구름이 사라질 것 같기에 그랜트캐년의 베이스캠프, Flagstaff에 진을 칩니다. 그랜드캐년은 지구 지각의 살아있는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면 프래그스태프 근처의 우파키(Wupatki)나 월넛(Walnut)은 아..

20101018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본 데스밸리 두번째 이야기

데스밸리의 아침이 밝았다. 사막의 오아시스 마을, 스토브파이프 웰스에서 아침을 맞는다. 서부 개척시대의 식당이었음직한 제법 멋진 식당. 우리의 아침이다. 머핀 빵과 쥬스 커피, 시리얼과 우유, 사과, 오렌지. 지난번 여행때는 아주 끔찍했던 미국식 아침이었는데 한국밥을 해먹고 다니는 이번 여..

20101017 무지개 뜨는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 첫번째 이야기

죽음의 계곡, 데스밸리(Death Valley)로 간다. 끝이 없는듯한 황량함, 해수면보다 더 아래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땅, 바람소리 조차 잠자는 적막한 죽음의 대지. 지금 우리는 데스밸리로 간다. 요세미티쪽에서 이미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어왔건만 데스밸리를 가는 길은 다시 높은 산들을 한참 넘..

20101016 우리 자신을 먼저 만난 요세미티 국립공원

무슨 남다른 유별난 간절함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몇 달사이에 미국을 두번씩이나 여행한다. 잘 놀던 놀이판도 멍석을 깔아주면 그만둔다는데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강한 열망도 없었는데 계획되어 있던 여행을 다하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던 미국이라 오히려 더 아쉬웠다. 타의로 말아올려진 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