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지금은 여행중 /6월 코카서스

다비드가레자와 시그나기

프리 김앤리 2016. 4. 29. 15:09

갑자기 렌터카에 꽂혔다.

보통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대절해서 하루만에 다비드가레자(Davit Gareja)와 시그나기(Sighnaghi)를 다 돌아보는 하루 일정이다. 미모가 받쳐준다면 조지아에서는 손만 들면 지나가는 차들이 팍팍 선다고 하지만... 우리 일행의 미모는 그닥!!

그런데 우리는, 다비드가레자를 들렀다가 예쁜 마을 시그나기에서 하루 자는 일정으로 잡아서 택시를 하루만 대절해서는 안된다는 결론.

하루만에 돌아올 수 없으니 시그나기 갈때도 택시, 트빌리시로 돌아올때도 택시...

이중부담에 약간 고민을 하고 있는데...  아예 차를 렌트해서 조지아를 다녀왔다는 사람이 있어서 현재 혹하고 있는 중.

그냥 이틀정도는 차를 빌려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아름답고 기가 먹먹할만큼 고요하다는 다비드가레자 가는 길을  우리끼리 온전히 즐기고 시그나기에서 돌아오는 길은 어느 시골동네 와이너리에서 손수 만든 홈메이드 포도주에 순박하고 거나한 점심을 먹어볼까도 생각중!!

(운전하는 사람은 못 마시는 억울함도 있겠다... 이건 좀~~~?)

너도님이 답을 계시해줄라나???




<다비드가레자 Davit Gareja>


조지아를 성지 순례로 간다면 다비드 가레자가 성지순례의 Hilight다.

다비드가레자는 사막과 같이 광활하게 펼쳐진 지형에 넓게 펼쳐져 있는 동굴 수도원을 총칭하는 지명이다.

Lavra 수도원과  Udabno 수도원이 대표적이다.

6세기경 세워진 라브라 수도원부터 11~13세기에  걸쳐 지은 15개 정도의 수도원이 이 지역에 흩어져 있으며 

지금까지 수도자들이 거주하며 종교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조지아인들의 마음의 고향.

13세기 몽고 침략, 17세기 페르시아가 저질른 수도원 대학살을 거치면서 파괴되었지만 여전히 조지아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곳이다.

그러나 1921년 소련연방이 조지아를 장악한 이후로는 완전히 폐쇄되는 불운을 겪는다.

소련군이 다비드가레자에 주둔하면서 무차별 사격훈련을 하여 수도원 건물과 내부 프레스코화라 심하게 파손되었다고...


.라브라 수도원 : 다비드 가레자가 세운 사원.

                      동굴 수도원, 예배당, 공동식당, 교회, 주거구역이 다 배치되어있다.

                      1265년 몽골의 침략부터 1615년 아랍의 공격, 소비에트 시절의 무단 점거 군사시설로 이용하기까지

                      숱한 파괴와 재건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 우다브노 수도원 : 아제르바이잔 국경과 거의 접하고 있어 우다브노 수도원을 오르는 길에서는 한발은 조지아, 한발은 아제르바이잔

                          을 딛고 서 있을 수도 있다나? 지금도 국경 군인들이 지키고 서있다.

                          동굴 내벽과 천정에 아로새겨진 수많은 프레스코화가 압권이라고. 물론 수도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정경도!!

다비드가레자 자체가 수도원을 보러가는 일이기는 하지만 여기를 먼저 다녀온 너도바람님에 의하면 다비드 가레자 가는 길은

"속세를 등진 가슴시린 아름다운 길" 이라고 했다. (제일 앞의 사진은 그의 블로그에서 퍼왔다.ㅋ)

   

     다비드 가레자 가는 길은 예술이다. 그 시린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는... 어디에서도 그러한 길을 만난 적이 없다.

     내 생애 다시 조지아에 올 수 있을까? 한발 한발 걸어 다비드 가레자에 닿을 수 있을까?

     신을 향한 구도자의 발걸음은 아닐지라도 걸어서 저 곳에 닿고 싶다. 저 길 위의 바람이 내 안의 속진을 씻어줄까?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저 길 끝은 내가 떠나온 속세. 돌아갈 곳이 있는 난 오늘도 행복한 여행자다.    너도바람 블로그


그 길에 서고 싶다.

가다서다 가다서다 문득 멈추고 시간을 잊은 채 시간을 보내고 싶다.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고 싶다.

렌트카에 꽂힌 이유다. 
 



<시그나기 sighnaghi>                                      


시그나기는 론니 플래닛에 의하면 조지아 와인으로 유명한 카케티(Kakheti) 지방에서 가장 예쁜 도시란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코카서스 산맥을 마주하는 작은 언덕 마을.

새로 신축한 건물도 있지만 대부분이 18~19세기에 지어진 고전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원래 시그나기 마을은 페르시아와 Lezgin(?)의 침략을 피해 피난처였는데

시그나기(Sighnagi)라는 이름도 주거지, 피신등을 뜻하는 터키어의 Sığınak에서 왔다.

2km 산 위로 올라가면 성녀 니노가 잠든 보드베수도원이 있다.

... 마을을 내려다 보는 모습도 예쁘고 골목길도 정겹고 코카서스 산맥도 장엄하지만...

나는 시그나기 어느 길의 저 벽이 더 보고 싶다.

( 이 사진 역시 너도바람님의 블로그에서 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