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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0 사막 위의 두 작품, 라스베가스와 불의 계곡

프리 김앤리 2010. 8. 24. 23:42

 

사막 위의 두 작품을 만난다.

하나는 인간이 만든 환락의 도시, 라스베가스이고

또 하나는 자연이 만든 낯선 땅, 불의 계곡(Valley of Fire)이다.

둘 다 같은 네바다 사막위에 있으며 서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잘 지어진 수많은 호텔과 화려한 불빛,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쇼가 있는 곳이 라스베가스라면

거칠 것 없는 황량한 벌판에 기괴한 붉은 암석들이 솟아나있는, 한 점 바람이 몹시도 아쉬운 곳이 불의 계곡이다.

한 곳은 한 바탕 즐거움을 위해 찾아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반면,

다른 한 곳은 사람의 발길조차 뜸한 적막, 그 자체다.

밤과 낮도 구별이 되지 않은 채 번쩍번쩍 시간이 화살처럼 흘러가는 곳이 라스베가스라면

불의 계곡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곳이다.

한 쪽은 모든 것이 풍부하고, 또 한쪽은 아무 것도 없는 듯 한 곳이다.

그래서 그 한 곳은 기쁨과 기대와 좌절이 교차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 곳은 인간의 모든 욕망과 환상을 다 비워내는 곳이기도 하다.

 

내리쬐는 강렬한 햇살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게 하는 건 똑 같은

사막 위의 또 다른 두 곳, 라스베가스와 불의 계곡을 찾아 나선다.

 

이 곳은 사막이다.

미국 서부의 마른 땅, 네바다 주로 가는 길.

아스팔트에는 더운 열기가 올라오고,

길 가에 아슬아슬하게 자라는 나무가 이 곳이 더운 사막임을 한 번 더 느끼게 한다.

 

황량한 사막 벌판.

빼곡이 세워 놓은 풍력 발전기가 거칠 것 없는 사막 위로 불어오는 바람을 모아서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

이 곳은 사막이다.

무더운 사막이다.

 

 

<환락과 욕망의 화려한 도시, 인간이 만든 라스베가스>

라스베가스로 들어섰다.

트레져 아일랜드 호텔(Treasure Island hotel)이다.

4성급 호텔이란다.

조카 동준이 덕택에 이런 멋진 호텔에서도 다 자본다.

한국에서 이미 3인실로 예약을 해 두어서

그동안 우리 여행에서 고생했던 ‘방 구하는 고민’도 없이 바로 체크인을 한다.

월요일인데도 라스베가스를 찾은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방에다 짐을 풀어놓고 거리로 나선다.

살이 타 들어가는 것 같은 한 여름의 라스베가스다.

 

라스베가스의 거리는 지구촌의 축소판이다.

파리의 에펠탑도 보이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있고, 룩소르 신전도 있다.

중국 상해의 동방명주탑 모형도 높이 솟아있고,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모형도 있다.

거리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다.

 

미국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 들어도 다 재워줄 것 같이

수없이 많은 호텔들이 번쩍번쩍한다.

  

밖은 40도가 넘는 폭염인데 실내는 아낌없이 틀어대는 에어컨 바람으로 춥기까지 하다.

거리의 육교에도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공짜 모노레일도 움직인다.

풍족, 그 자체다.

누구든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호텔과 대형 숍에는 갖가지 물건들이 넘쳐나고

실내 장식도 화려하다.

절묘하게 만들어 둔 숍 내의 멋진 까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라스베가스는 원래 사막위의 오아시스였다는데

지금은 일상사에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새로 태어난 현대판 오아시스 같다.

 

동준이는 라스베가스엘 굉장히 오고 싶어 했다.

어떤 곳인지 꼭 보고 싶어 했다.

나도 덩달아 들떠 본다.

 

라스베가스에서는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바빠진다.

화려한 무대 쇼도 봐야 하고, 거리 어디서나 벌어지는 무료 쇼도 챙겨 봐야 한단다.

어쩌면 터질지 모르는 기대를 갖고 카지노도 한 판 하러 가야하고...

 

그에 앞서 값싸고 맛 있기로 유명한 라스베가스의 뷔페도 먹으러 가야 한단다.

조카가 한국에서 이미 이곳 저곳 수소문해서 점찍어 놓은 몬테카를로 뷔페를 찾았다.

지네 친구들 말로는 ‘가격 대비 질 좋은 뷔페’라나, 어쨋대나.

이제는 돈 번다고 미국까지 날아와서는 호텔도 제 돈으로 예약해 놓았더니만

오늘 저녁 뷔페도 한 턱 쏜단다.

ㅋㄷㅋㄷ

 

배 터지게 잘 얻어 먹었다.

뷔페라는 곳엘 들어가면 괜한 의무감 같은 것이 생긴다.

조금 먹으면 안될 것 같단 말이다.

몇 차례씩이라도 출격하여 빈 접시를 가득 쌓아놓으면 기분이 좋고,

억지로라도 많이 먹어야 본전이 되는 듯한 과한 욕심이 생기는 곳,

뷔페가 가진 비밀이다.

 

라스베가스의 밤에는 ‘호텔 순례’도 중요하다.

꽃등으로 화려하게 천정을 장식한 호텔도 있고.

 

오색찬란한 기구를 띄워놓은 호텔도 있다.

 

화려한 그림과 조각을 장식해 놓은 호텔도 있고.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호텔도 있다.

호텔 안으로 진짜 물이 흐르고 베네치아의 상징, 곤돌라도 타고 다니도록 만들어 두었다.

밖은 지금 깜깜한 밤인데

인공 하늘을 만들어 훤한 대낮을 만들어 두었다.

파아란 인공 하늘에는 구름도 두둥실 떠가고...

정신은 어디 갖다 팔아먹어도 모를 지경이다.

 

호텔 안이 마치 이탈리아 베니스의 쇼핑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현실은 밤이지만 인공하늘의 밝은 빛을 받아

사람들은 낮을 즐기고 있다.

사람들은 흥분하고 환상 속에 빠진다.

 

밤 거리도 점점 더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호텔마다 만들어놓은 조각 작품들에게 혼을 빼앗긴다.

아직 초저녁인데... 술냄새를 풍기는 서양 여자애가 너무나 신나고 흥분되는지...

사자의 동상에 자신의 머리를 넣고 사진을 찍는다.

 

쇼윈도우 앞에서는 청춘들이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을 뽐내고. 

 

화려한 불빛, 풍족한 거리.

 

라스베가스 밤의 흥청거림은 각 호텔에서 공연되는 여러 가지 화려한 쇼를 보면 더해진다.

마술 쇼에서부터 서커스 쇼, 아크로바트 쇼, 캉캉 쇼에 뮤지컬까지...

몇날 며칠을 이곳에서 놀아도 지겹지 않도록 만들어 놓았단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다.

하나의 쇼를 보는데 적게는 50불에서 많게는 200불까지.

화려한 간판에만 넋을 잃는다.

(사실 그다지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의 표현을 빌자면 그러하다는 것이다.)

 

라스베가스를 갔다 온 사람들은 굳이 호텔에서 하는 비싼 쇼에 현혹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각 호텔들이 제공하는 무료 쇼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했다.

빛과 광선과 음악을 이용한 갖가지 쇼...

시간 맞춰 이 호텔 앞, 저 호텔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된단다.

 

무료 쇼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라스베가스의 밤거리를 동분서주 한다.

 

무료 쇼 중의 하나인 ‘볼케이노’.

낮에는 미라지 호텔 앞에 얌전히 있던 호수가 밤이면 화산으로 변신하여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대분화가 시작된다.

밤하늘은 붉게 물들고 호수로는 용암이 흘러 들어간다.

라스베가스의 사람들은 환상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라스베가스의 또 다른 환상은 카지노다.

누구나가 한번 쯤은 꿈꾸어 보는 ‘대박의 꿈’.

 

화려한 호텔과 멋진 뷔페(그런데 호텔이나 식사 값은 미국은 다른 어느 곳보다 라스베가스가 차려놓은 것에 비하면 제법 싸다.),

신나고 재미있는 각종 쇼, 사람을 들뜨게 하는 번쩍이는 거리,

무료로 제공되는 수많은 쇼, 누구나가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구조....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사람들을 카지노로 불러들이기 위한 상술인지도 모른다.

번쩍이는 저 모든 것들처럼, ‘혹시 나에게도 저런 화려함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계략인지도 모른다.

부딪치는 모든 풍족이 자신의 것인양 착각하게 만들고 있는 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이 상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계략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에게는 그것이 환상이 아니라 어쩌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

 

남편은 그런다.

번개 맞을 확률이나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거의 비슷하다고.

그건 카지노에서 대박을 터뜨릴 확률도 마찬가지라고...

거의 실현가능성이 없는 확률 게임에 사람들은 빠져들고 있는 것이라고... 

그러면서 남편은 덧붙인다.

사람들은 로또에 당첨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해서 로또를 사고,

대박의 꿈이 결코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혹시나 해서 카지노를 간다고.

번개를 맞을 확률이 거의 없는데도 사람들은 번개를 무서워하는 것처럼...

 

ㅋㅋ...

그러나 라스베가스에 온 사람들은

거의 없는 확률 게임이겠지만

그 벼락 맞을 확률이 혹시 나에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가지고 카지노로 들어선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라스베가스에서 하루 밤을 보낸 우리는 다시 차를 몰아 그랜드캐년에서 이틀 밤을 보냈다.

그리고는 라스베가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로 넘어가야 하는 동준이를 위해서

다시 이곳을 찾아야했다.

또 화려한 뷔페에서 저녁을 먹고... 뜨거운 라스베가스의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인간이 만든 지상 최대의 환락 도시, 라스베가스가 이끄는 대로

욕망의 밤, 좌절의 밤을 보내야 했다.

 

그날 밤, 우리의 주제는 ‘절제력’이었다.

먹는 것에도 절제력, 노는 것에도 절제력...

절제력을 배운 괜찮은 밤이었다.

 

 

<소박한 소망을 가르쳐 준, 자연이 만든 불의 계곡> 

조카와 헤어졌다.

다시 우리 둘만 남았다.

이제 자연을 만나러 간다.

라스베가스에서 북쪽으로 15번 도로를 타고 올라간다.

사막답게 마른 풀들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169번 도로로 꺽어 들어간다.

불의 계곡(Valley of Fire)를 찾아가는 길이다.

‘불의 계곡’.

중국의 화염산과 같은 곳일까?

사막 한 가운데서 불타는 듯 할까?

 

바위의 색깔들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붉은 기운이 감돈다.

 

붉은 사암(Red Sandstone)들로 이루어진 산들이 가까워진다.

라스베가스에서 한 시간 떨어진 거리, 우리는 불의 계곡에 도착했다.

 

불의 계곡은 바람과 물의 작품이다.

오랜 세월, 바람과 물의 침식작용으로 오늘날과 같은 기괴하고 낯선 지형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지금은 아무것도 살고 있지 않는 땅 처럼 보이지만

1억 5천만년 전에는 거대 공룡들이 노닐던 지역이었다.

 

불의 계곡은 주립공원이라

그랜드캐년에서 우리가 사 두었던 미국 국립공원 1년짜리 패스가 통하지 않는다.

10달러를 따로 내고 계곡 안으로 들어간다.

온통 불타는 듯한 붉은 바위들이다.

 

사막이 불타고 있다.

 

불의 계곡의 겨울은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는 24~5도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여름에는 38도에서 때로는 50도까지 올라가는 불볕 땅이다.

1년 평균 4인치 정도의 비가 올 뿐이란다.

겨울에는 소나기가 내리기도 하지만 여름에는 마른 하늘에 천둥 번개가 치기도 한다.

아무 것도 없는 이 곳. 하늘이 쩍 갈라지는 번개를 상상한다.

지금은 상상을 하고 있지만 이 곳에서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

 

덥다.

너무 덥다.

붉은 바위에 타는 태양이다.

바람 한 점이 아쉽다.

지금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냥 바람 한 점, 한 뼘의 그늘이다.

욕망이라고 이름을 붙이기에 너무 소박하고 너무 간절하다.

위대한 자연 앞에 선 미미한 인간의 바램이다.

 

7개의 거대한 붉은 바위가 있는 곳, Seven Sisters 다.

머리위에서 직각으로 내리쬐는 햇살 가운데 콩알 만한 그늘 한 조각을 찾아낸다.

앞선 방문객이 그 그늘 아래 자기 차를 쉬게 하고 있다.

다른 바위 옆에 한 뼘 그늘을 찾아낸다.

우리도 그 그늘 아래 우리 차를 쉬게 한다.

불볕 더위에 사람도 문제지만 차가 문제를 일으키면 더 큰 사고다.

물을 마실 줄 알고 체온을 스스로 조절해낼 수 있는 사람이 차에게 한 뼘의 그늘을 양보한다.

 

덥지만, 아주 덥지만 머리 속은 맑아지는 느낌이다.

 

다시 한참을 달린다.

불의 계곡 서쪽 입구로 들어와 이제 거의 동쪽 입구다.

갖은 형상의 붉은 바위들이 나타난다.

이건 불의 계곡이 자랑하는 코끼리 모양이 바위다.

흐르는 물이 깍아 내고, 세차게 불어대는 사막의 바람이 깍아 낸 자연의 작품이다.

 

차를 다시 거꾸로 몰아 사잇길로 들어간다.

White Domes에 도착한다.

이제는 흰 사암이다.

 

불의 계곡에는 사암 뿐만 아니라 석회암, 셰일, 역암등도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거대한 붉은 바위도 있지만 이곳처럼 흰색의 바위산도 나타난다.

 

화이트 돔은 제법 많은 영화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단다.

‘The God Son' 'Breakdown' 'Star Treck - Generations', ’Kill me again' ...

거의 모르는 영화들이다.

그래도 이곳의 자연은 영화 제작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였을 거라는 건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화이트 돔 안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갔다.

자연의 한 점이 되어.

 

다시 차를 몰아 내려온다.

저 곳으로 가보자.

붉은 바위들이 가득한 불의 계곡 속으로...

 

Mouse's Tank다.

선사시대에는 이곳에도 사람이 살았다는데...

BC 300년전 경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있다는데...

왜 Mouse's Tank일까?

쥐가 많이 살았을까?

 

이 곳은 불의 계곡에서 다른 곳 보다 분지여서 물이 고이는 곳이었단다.

사막이라 물을 통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지만

여기에도 겨울에 내리는 비가 큰 줄기를 이루어 강처럼 흘러내리기도 한단다.

이 곳에 살던 사람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은 무엇이었을까?

마시는 물? 먹을 음식? 잠을 청할 수 있는 편편한 땅?...

하늘에 대고 무엇을 빌었을까? 

 

Mouse's Tank Trail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바위 곳곳에 먼 옛날 이 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벽화다.

Petroglyph라는 원시시대 암석에 새겨놓은 조각이다.

그들의 언어, 그들의 소통 방식이다.

그들의 기록이다.

 

마우스 탱크 트레일의 입구에는 이들의 언어를 해석해 두었다.

‘위로 올라가시오, 물이 있습니다.’

‘건너는 길입니다.’

‘우리의 우정입니다.’

‘주술사를 만나십시오. 건강해집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다간 사람들...

그들을 만난다.

 

붉은 바위 틈에서 도마뱀 한 마리를 만난다.

척박한 사막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중한 생명이다.

불타는 듯한 불의 계곡이지만 이 곳에도 제법 생명들이 살고 있단다,

도마뱀 뿐만 아니라 코요테, 여우, 스컹크, 다람쥐...

그리고 흔하지는 않지만 사막 거북까지...

여러 종류의 풀들도 햇볕을 받으면서 자라나고 있고... 

 

인간이 만든 사막위의 화려한 도시 라스베가스를 떠나 한 시간 만에 도착한 불의 계곡.

 

척박한 사막위에 그토록 화려한 도시를 만든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준다던 라스베가스에서

우리는 인간의 욕망과 위대함 뒤에 흐르고 있는 도도한 자본주의를 보았다.

마치 무엇에 홀린 듯한 환상 속에서 한 판 신기루 같은 ‘대박의 꿈’을 꾸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무서운 자본주의를 보았다.

풍족한 모든 것들과 풍족하지 못한 사람들의 목마른 갈망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한 시간 만에

오로지 한 뼘 그늘과 한 점의 바람만을 소망하는 전혀 낯선 곳에 도착했다.

움직이는 생명체라고는 전혀 발견하지 못할 것 같은 척박하고 황량한 땅에서

꿈틀꿈틀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을 만났다.

한 시절 살아간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 삶이 바라는 소박한 소망을 만났다.

 

붉은 땅, ‘불의 계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