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지금은 여행중 /8월 터키, 그리스

그렇게 우리는 바다로 나갔다 -욜루데니즈 보트투어

프리 김앤리 2011. 9. 7. 16:20

 

<8월 터키 SBK 단체배낭여행 4>

카파도키아, 괴레메, 야외박물관, 우치사르, 스머프 마을, 버섯 바위, 로즈밸리,열기구,  그린투어, 으흘랄라 계곡, 데린쿠유, 스타워즈...

복잡하고 아리송한 바위들과 이별해야 한다.

동화 같은 이곳을 이제는  떠나야 한다.

 

저녁 7시, 우리는 각자  목베개를 하나씩 준비하고 긴소매 긴바지로 무장한 뒤

 

야간버스를 탔다.

부지런한 터키 아저씨는 커피와 비스켓을 날랐고 우리는 어느새 뒤척뒤척 잠이 들었다.

 

12시간이라는 긴 밤이 지나가고 또다른 아침이 밝았다.

 

욜루데니즈의 첫날.

너무 이른 아침이라 체크인도 안되고...

밤새 야간버스에 시달린 우리들이었지만

공짜로 제공하는 아침밥 한 그릇에 그 모든 걸  또 홀라당 다 까먹고

수영복 차림으로 길을 나섰다.

 

그렇게 우리는  바다로 나갔다.

 

지중해의 여름 햇살은 아침부터 따가웠다.

 

배를 탔다.

바다로 나간다.

지중해로 나간다.

 

쪽빛 푸른 바다 위에 배는 멈춰서고

 

사람들은 풍덩풍덩 겁도 없이 바다로 뛰어든다.

 

우리?

물론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우리의 지중해 입수에는 부수도구가 필요하다.

일명 스파게티라고 불리는 노랗고 파란 저 스치로폼.

저거 없으면 우리에게 바다는 '출입금지구역'이다.

 

아무것도 없이 자유로이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들은 또 그들의 자유.

우리에게는 스파게티가 필요하다.

때로는 그게 베개가 되기도 했다.

ㅋㅋㅋㅋ

사실 스파게티도 우리를 그리 안심시키지는 못한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바다는 출입금지구역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지옥의 불구덩이다.

♪♬♬♪ 욜루데니즈~~ 좋아 좋아 좋아.

♪♬♬♪ 물만 있으면~~ 좋아 좋아 좋아

찰랑거려요~~~ 

 

12시간 야간버스를 타고 와서 바로 지중해 수영이라~~

체력들도 좋다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울렁울렁 멀미에 찌릿찌릿 피곤에...

"이럴땐 찜질이 좋아...

 여기 자갈위에 누워봐...

 완전 찜찔이야...

 끝내준다니까..."

 

몇번의 정박과 몇번의 수영.

다들 퍽퍽 쓰러진다.

한낮의 달콤한 낮잠.

지중해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다시 힘이 난 걸까?

모래찜질이 효과가 있었던걸까?

우리 중에도 용감하게 바다로 입수하는 자가 있었으니...

 

저런 날쌘돌이를 봤나?

인어공주의 부활? 박태환의 누나?? 스파게티 살짝 휘감은???

 

그러나 결국~~~

세상에 편한 건 엄따~~~

 

오늘도 하루가 저문다.

호텔로 돌아왔다.

자!!! 다같이 합창!!!

" 흥 ! 우리 이래뵈도 지중해에서 수영한 여자들이야!!!"